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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2월 16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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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하원 본회의의 표결을 앞두고 탄핵안을 부결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기대했던 온건파 공화당의원들이 탄핵찬성쪽으로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하루에만 공화당 온건파 의원 11명이 클린턴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 이로써 백악관의 참모들은 34명의 ‘포섭대상’ 공화당의원 명단에서 20명의 이름을 지웠다. 아직도 14명이 남아 있어 이들 모두를 탄핵반대쪽으로 끌어온다면 승산은 있어 보인다.
4백35석의 전체의석 중 공화당의석은 2백28석으로 과반수보다 10석이 많기 때문에 14명이 이탈하면 과반수에 못미친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4,5명의 반란자가 나올지 모른다는 전망도 있어 상황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이나 마찬가지.
공화당의 온건파 의원들은 차기 하원의장인 보브 리빙스턴 의원이 견책안이나 벌금부과안과 같은 결의안의 본회의 상정을 봉쇄하겠다고 언명함에 따라 클린턴 지지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다. 제삼의 해결방안이 떠오르지 않는 한 탄핵안에 찬성하든지, 아니면 탄핵안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데 후자를 선택하면 당론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전자를 택하기로 했다는 것.
이에 따라 백악관은 은밀히 하원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상황에 대비한 전략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1백명의 재적의원 중 3분의 2인 67명이 동의해야 탄핵이 확정되는 상원에서는 클린턴대통령이 절대 유리하다.
그러나 상원의 최종 투표까지 가지 않고 탄핵절차가 중간에서 멈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96년 대통령 선거에서 클린턴에게 패배했던 보브 돌 전 공화당 대통령후보가 15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제시한 타협안이 주목을 끌고 있다. 돌 의원은 하원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상원 투표까지 가지 말고 양원 공동 견책안을 마련, 클린턴의 서명을 받아 새 의회가 개원하기 전에 마무리짓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선에서 맞섰던 라이벌의 우정어린 제안이 클린턴을 구하는 묘수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