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실업자, 국경초월 「끈끈한 정」 나눈다

  • 입력 1998년 12월 3일 19시 35분


한일 양국 실업자들의 동병상련(同病相憐). ‘눈물젖은 빵을 먹는 사람’들 끼리 국경을 초월해 만나고 고민을 토로하는 사연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른바 전국 ‘백수(白手)’연대의 대표 주덕한(朱德漢·29)씨는 지난달 12일부터 26일까지 보름간 일본의 실업자 모임의 하나인 다메렌 대표 가미나가 고이치(神長恒一)를 만나고 왔다고 3일 밝혔다.

주씨는 이번 회동에서 양국의 ‘백수’모임간에 지속적 교류를 추진하고 실업자 조직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주씨가 밝힌 한국측 모임의 공식약칭은 ‘전백련’. 일본측도 ‘못씀’ ‘가망없음’의 의미인 ‘다메’에 연합의 연(連)자를 붙여지은 이름이라고.

주씨와 가미나가는 나름의 아이디어를 모아 “서울과 도쿄를 백수 자유지대로 선포하는 한편 내년에는 다메렌 대표들을 한국으로 초청, 회담을 열기로 하자”고 합의도 했다는 것.

주씨는 “앞으로 아시아와 유럽의 실업자들과도 연대를 구성해 ‘일’보다는 ‘삶’에 가치를 둔 진정한 백수정신을 살려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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