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社 1,2위업체 합병…식량수입 독점횡포 우려

  • 입력 1998년 11월 11일 19시 30분


세계 최대의 곡물회사인 카길이 세계2위인 콘티넨털 그레인을 인수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세계 1, 2위 곡물메이저간의 대형합병이 성사되면 국내 곡물수입시장은 물론, 세계 곡물시장을 완전 지배하게 된다.

외신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미국 곡물메이저인 카길은 세계2위의 라이벌기업인 콘티넨털 그레인의 곡물부문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카길이 인수하는 부문은 북미 유럽 중남미 아시아에서 벌이고 있는 곡물유통 및 저장 수출사업이다.

미국 총곡물 수출량의 30%를 차지하는 카길이 점유율 20%의 콘티넨털을 인수하면 50%가량의 점유율을 확보해 세계 곡물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된다.

카길은 최근 아시아 경제위기 등으로 대부분의 곡물업체가 고전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식량부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초 일본종합상사인 도쇼쿠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 경영을 감행하고 카길이 있어 앞으로 독점적 영향력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옥수수 대두 밀 등 곡물거래의 40%를 카길이, 12%를 콘티넨털이 차지하고 있어 양사가 합쳐질 경우 곡물거래의 50%이상을 카길에 의존하게 된다. 옥수수의 경우 카길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은 연간 3억5천만달러(약4천6백억원)에 이른다.

특히 3∼5개 곡물업체가 참여하는 입찰을 통해 곡물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카길이 단일 지배력을 가질 경우 가격이나 부대조건 등에서 크게 불리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제분업계 사료업계 등 국내업계 관계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IMF이후 카길이 외상거래를 중단하는 등 불리한 거래조건을 제시하고 있는데 경쟁사인 콘티넨털까지 인수하면 거래조건 협상이 더욱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김명환(金明煥)박사는 “최근 해외곡물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곡물업체들의 인수 합병 등 지각변동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카길 등 곡물메이저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는 입찰보다는 해외 선물시장을 통해 곡물을 구입하는 등 곡물 구입 방식을 선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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