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저가품 수입 제한』…亞洲 피해 클듯

  • 입력 1998년 11월 11일 19시 10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10일 아시아와 러시아 등으로부터의 저가품 유입으로 미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뺏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저가품의 수입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앨 고어 부통령 등 각료들과 미 철강업계의 저가품 수입제한 요구문제를 논의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이 철강 등 저가품의 덤핑시장이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가품 수출국들에 수출제한 요구를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클린턴대통령이 아시아 등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증가에 대해 직접 ‘경고 성명’을 발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지는 클린턴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며칠 앞두고 이같은 성명을 발표해 특히 주목된다고 11일 전했다.

타임스는 행정부가 무역적자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철강업계 등에서 경쟁력 약화로 본격적인 해고가 시작되면서 생긴 정치적 부담을 견디지 못해 정책전환을 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타임스는 또 철강제품을 시작으로 자동차부품 반도체 기계류 등의 업계에서도 행정부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성명에서 구체적인 수입제한 조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타임스는 ‘공정한 규칙에 따른 경쟁’을 강조한 점을 들어 상계관세 등 업계의 요구가 반영되는 정책이나 수단이 동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윌리엄 데일리 미 상무장관은 6일 “올들어 일본의 대미 철강제품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5배나 늘어났고 일본의 아시아 이외 지역과의 무역흑자가 1년전보다 3.5배나 급증했다”고 지적하며 일본이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클린턴대통령도 연설의 대부분을 할애해 “아시아 경제재건의 책임은 일본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구자룡 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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