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貨 평가절하 찬반양론 『소로스가 캉드쉬 눌렀다』

  • 입력 1998년 8월 18일 18시 56분


핫머니를 주무르는 국제 환투기꾼들의 감각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이론을 눌렀다.

조지 소로스는 러시아 경제위기 해법을 놓고 “즉시 루블화를 평가절하해야 하며 러시아 정부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미셸 캉드쉬 IMF총재는 “절하해본들 아무 실익이 없고 러시아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반론을 폈다.

러시아는 “당분간 루블화 평가절하는 없다”고 연막전을 펴다가 결국 루블화 평가절하와 함께 외채지불유예를 선언, 소로스의 손을 들어줬다.

‘금융계의 황제’로 불리는 소로스는 지난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는 루블화 가치를 15∼20% 평가절하한 뒤 유러화나 달러에 고정시키는 페그제(고정환율제)를 도입해야 하며 러시아 정부는 그렇게 할 것이다.”

그는 “IMF가 러시아에 요구한 초긴축정책은 경제회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루블화 평가절하를 통해 국가부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캉드쉬총재는 “루블화를 평가절하하면 수입물가가 상승해 인플레가 발생하고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경제회복이 힘들다”고 반론을 폈다.

그러나 러시아는 소로스의 해법을 선택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의 흐름을 쫓는데는 역시 소로스가 한수 위임을 다시한번 입증시켜 주었다는 국제 금융계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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