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정상회담 결산]「21세기 동반자」확인

  • 입력 1998년 6월 28일 20시 35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두 정상이 합의한 ‘건설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양국관계의 기본틀을 더욱 구체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두 정상은 “평화증진과 긴장완화 및 제거에 양국이 서로 협력한다”는 구체적 합의를 이룩해 양국이 동맹국 수준의 동반자임을 확인했다. 두 정상은 특히 인도 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경쟁 방지, 생물무기와 대인지뢰문제 등에 관한 3개의 공동성명을 채택함으로써 군사분야에서의 협력도 다짐했다.

이는 냉전 종식후 세계유일의 초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이 21세기의 잠재적 초강대국인 중국과 향후 세계질서 유지를 위해 중심역할을 하기로 합의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양국의 건설적 동반자 관계는 정치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엔화 가치의 하락 방지와 위안화의 안정 유지에 합의하는 등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공동대처하기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와 남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조하는 등 지역문제에 관해서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한반도문제와 관련해 양국이 남북한간 대화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4자회담 재개를 지원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것은 한반도 긴장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두 정상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제시한 햇볕정책을 지지한다는 데도 인식을 함께했다.

그러나 양국은 인권문제와 티베트문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의 분야에서는 현격한 견해차를 보였다. 양국이 총론에서는 건설적 동반자로서의 협력을 다짐했으나 문화와 이념 및 가치관의 차이,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각론에서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다만 미국은 당장 나타나는 성과도 중요하지만 클린턴대통령의 방문이 중국의 실상을 직접 관찰해 이해를 깊게 할 뿐만 아니라 미국이 추구하는 민주주의를 중국에 확산하는 계기가 된다는 부수적 성과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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