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개혁실패땐 대선출마』…印尼 재야, 하비비 압박

  • 입력 1998년 5월 24일 20시 12분


바차루딘 주수프 하비비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인도네시아 새 정부가 23일 공식 출범한 가운데 시위주도 세력인 학생과 재야세력은 하비비정권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이슬람단체인 무하마디야의장인 아미엔 라이스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하비비대통령이 6개월내에 개혁에 실패할 경우 총선을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을 촉구했다”며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또 자신이 과도기로 설정한 6개월 동안은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고 실책을 바로잡아주는 파트너이자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비비대통령은 라이스에게 개혁추진위원회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며 수락할 경우 25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개혁추진위와 정치범 석방에 관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비비정부는 범국민 화해와 정국안정을 위해 정치범을 대대적으로 석방할 전망이다.

한편 하비비대통령은 22일 학생 시위에 대한 발포책임을 물어 수하르토 전대통령의 둘째 사위인 프라보 수비안토 전략예비군사령관을 해임했다.

그러나 기난자르 카르타스니타 경제 재정 산업조정장관 등 새 내각의 장관 5명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총재가 야당과 학생들의 조기총선 요구에 동의하는 등 벌써부터 내각의 분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군경은 22일밤 국회의사당에 진입, 5일째 점거농성을 벌이던 학생 2천여명을 해산시키고 국회의사당을 봉쇄했다.

인도네시아 군이 아직 의사당을 비롯한 자카르타의 주요 지역에 계속 주둔하고 있는 가운데 유혈폭동 이후 싱가포르로 대피했던 인도네시아인들과 화교들이 23일부터 본격적인 귀국길에 오르면서 자카르타는 빠르게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자카르타〓김승련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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