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성사크기 美극장, 레일깔아 통째로 「이사」

  • 입력 1998년 3월 2일 20시 08분


뉴욕 맨해튼 한복판의 타임스퀘어에서는 1일 뮤지컬 극장이 통째로 옮겨지는 사상최대 건축물의 이전이 이뤄져 세기적 구경거리를 연출했다.

무게 3천7백t, 서울의 단성사 크기인 엠파이어극장이 원형 그대로 현재의 위치에서 서쪽으로 51m 움직이는 6시간동안 구경나온 수만명의 시민은 숨을 죽이고 이 역사적 광경을 지켜 보았다.

엠파이어극장의 이전은 이 극장 뒤편에 새로 세워질 25개 소극장을 갖춘 세계 최대 영화관에 진입로를 내주기 위한 것. 전문회사는 이전거리가 짧기 때문에 85년 역사의 이 건물을 분해해서 옮기는 것보다 원형 그대로 이동시키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1년전부터 준비작업을 해 왔다.

기술자들은 먼저 극장건물의 바닥과 이 건물을 받치고 있는 지하 콘크리트 기초사이에 수평으로 구멍을 뚫고 8개의 강철빔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각각의 강철빔 아래에 레일을 깔아 옮겨갈 위치까지 철로로 연결했다. 이전 작업은 레일과 강철빔 사이에 잘 구르도록 베어링을 넣은뒤 유압기기로 서서히 밀어 건물이 움직이도록 하는 방법을 썼다.

극장건물이 워낙 역사적 가치가 있는데다 무게도 만만치 않게 나가 5분에 1m를 옮기고 다시 보강작업을 하는 등 신중한 과정을 반복하느라 6시간이나 걸려서야 이전공사가 끝났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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