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행들 또 對韓자금 회수…내달결산때 BIS기준 맞추려

  • 입력 1998년 2월 23일 19시 14분


지난해 9월 반기결산을 앞두고 한국에 꾸어준 돈 가운데 80억달러를 회수해 갔던 일본 은행들이 다음달 결산을 앞두고 또 자금회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은행들이 대한(對韓) 자금회수에 나선 이유는 결산을 앞두고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춰야 하는데다 국제신용평가 기관들이 일본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태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은행에서 회수〓일본계 은행들은 한국에 2백40억달러 가량을 꿔주었던 최대 채권자로 이중 1백40억달러 정도는 올해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전체 외채협상 대상 채권중 절반을 차지한다. 일본 은행의 자금회수는 신용도가 취약한 국내 중소규모은행을 주로 대상으로 삼고 있다. 외채협상 대상채무 확정기준일이 당초 이달 23일에서 다음달 12일로 연기되면서 상당수 일본계 은행들이 국내은행에 대한 자금공급을 국책 대형은행들에 집중시키는 분위기다. 이는 신용도가 떨어지는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국책은행 등에 지원, 대출위험을 낮추기 위한 조치. 자금회수는 아직은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 해당 은행들은 일본계 은행에 대한 채무의 롤오버(만기연장)비율이 다른 나라 은행들의 롤오버 비율(80∼90%)에 비해서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일본중앙은행의 결정이 변수〓일본은행들은 이번 기회에 한국에 꾸어준 돈을 회수해야만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부실채권을 줄여야만 4월초로 예정된 영업정지 등 조기시정조치를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절박한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간 외채전환협상이 타결되더라도 한국정부의 보증이 있는 채권으로 전환되는 작업이 3월말 이전에 마무리되지 않으면 한국에 빌려준 일본 은행의 자금은 부실자산으로 평가된다. 이것이 일본 은행들의 고민.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협상이 타결되기만 하면 한국에 빌려준 돈을 건전여신으로 분류하도록 예외를 인정해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회계원칙의 일관성이 깨진다’는 비판때문에 아직 결론을 내지 않은 상태다. 〈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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