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웃브레이크’는 의사역의 배우 더스틴 호프먼이 인류를 위협하는 치명적 바이러스와의 숙명적 대결 끝에 백신제조에 성공, 승리를 거두는 이야기.
그러나 허구인 영화의 세계가 아닌 현실에서도 무시무시한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고 실제의 더스틴 호프먼들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다.
홍콩 조류 독감 인플루엔자(H5N1)와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수석 전염병학자 후쿠다 게이지 박사가 대표적인 사람.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에서 지난해 12월부터 홍콩에 급파돼 H5N1과 싸우고 있는 후쿠다 박사를 인터뷰했다. 현재 그는 세계보건기구(WHO) 등과 함께 바이러스의 숙주 수색에 진력하고 있다.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숙주를 찾는 일은 백신 개발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아웃브레이크에서 숙주는 태극호라는 이름의 한국 화물선을 타고 미국에 들어온 아프리카산 원숭이었다. 그렇다면 H5N1의 숙주는? 후쿠다 박사는 “아직까지 모르며 또한 바이러스 자체에 대해서도 무지하다”고 고백했다.
후쿠다 박사 등은 숙주 수색에 대한 결과보고를 기다리고 있다. 거위 오리 메추라기 개 쥐 등 홍콩에 사는 12종류의 동물들에서 1천8백50개의 혈액샘플을 채취해 분석하는 큰 작업이다.
그래도 숙주를 찾을 수 없을 경우 인류는 공포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게 된다.
그는 “이 바이러스는 무시무시한 인플루엔자 A형으로 현재의 위기는 과장되지 않은 심각한 것”이라며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는 1918년 단 한 해 동안 세계에서 2천만명의 목숨을 빼앗아갔다”고 강조했다.
〈윤성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