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은(구 러시아력으로는 10월25일) 레닌이 주도해 러시아 공산주의자들이 일으킨 볼셰비키혁명 80주년이 되는 날이다.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 「자본주의→사회주의를 극복한 공산주의 건설」을 모토로 삼았던 혁명의 이념도, 그런 국가도 이제 전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혁명의 종주국이었던 「소련」도 해체된지 6년이나 됐다.
온 세계를 20세기에 엄청난 격동으로 몰아넣었던 혁명은 80년이 지난 지금 역사에서 실패한 혁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산주의자들은 정권을 장악, 노동자 농민의 무산자(無産者)를 위한 사회건설이라는 이념을 실현코자 했지만 결과는 참담하게 끝났다. 인간성과 창의성을 무시한 이데올로기가 허구였다는 점이 증명됐다.
이념은 스탈린시대에 들어서면서 권력유지장치로 전용되어 인간성과 창의성의 말살 및 포악한 독재체제로 전환됐다. 스탈린 집권기간중 4천5백여만명이 사회정화 차원에서 학살됐다. 볼셰비키혁명은 이제 러시아에서도 실패한 혁명으로 평가하고 있다. 공산주의는커녕 그 전단계인 사회주의도 완성하지 못했다. 러시아식 공산주의는 그 자체가 빈곤의 보증수표가 됐다.
러시아 경제분석연구소는 5일 그동안의 물가상승 등을 고려해 오늘날의 국제통계지표로 환산한 자료를 발표, 『공산주의는 빈곤을 만들어내기 위한 체제였다』고 주장했다.
195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천4백57달러나 됐으나 40년이 흐른 93년엔 6천3백37달러에 지나지 않았다. 이 수치도 사실은 절반정도 의심이 간다.
전(全)러시아여론조사센터가 최근 혁명 80주년을 맞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천5백명중 60%이상이 볼셰비키혁명을 실패한 혁명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볼셰비키혁명이 다시 일어날 경우」에 대한 질문에서 △협력하겠다 16% △볼셰비키와 싸우겠다 7% △러시아를 떠나겠다 15% △관련되고 싶지 않다 27% △잘 모르겠다 18% 등이었다. 혁명으로 역사가 거꾸로 갔다는 대답은 무려 60%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죽은 레닌이 들으면 기절초풍할 일이다.
〈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