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의학상 프루시너교수 업적]광우병 유발「프리온」발견

  • 입력 1997년 10월 7일 07시 56분


올해 노벨의학상을 받은 스탠리 프루시너교수의 공적은 종전에 알려지지 않은 프리온(Prion)이라는 특이한 단백질을 발견해 낸 것이다. 프리온이란 지금까지 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등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질병 감염인자다. 보통의 바이러스보다 훨씬 작으며 사람을 포함해 동물에 감염되면 뇌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려 신경세포가 죽음으로써 해당되는 뇌기능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보통 생물체란 세포의 핵산(DNA RNA)에서 단백질을 합성, 자기 증식을 통해 번식해나간다. 각종 병원체도 이런 증식과정을 거쳐 병을 일으킨다. 그러나 프리온은 DNA나 RNA와 같은 핵산이 없이 감염성 질환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 서울대 의대 최강원(崔康元·감염내과)교수는 『프리온 단백질의 존재는 밝혀졌으나 어떻게 증식하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프루시너교수는 지난 82년 감염성이 있는 단백질에 「프리온」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비정상적인 형태로 바뀌면 신경세포를 죽이는 등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학계에서는 생명체의 감염이론에 배치되는 「엉뚱한 이론」으로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그의 이론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중반 영국에서 소의 광우병(狂牛病)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환자가 10여명 발생하면서부터.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프리온은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뇌세포의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프리온은 자체 구조를 고도로 안정적인 구조로 변형시키는 성질이 있어 이런 변형이 일어날 경우 뇌에 치명적인 분자를 만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변형된 프리온은 섭씨 1백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죽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늘날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의 감염으로 설명되지 못하는 병 중에서 몇가지는 프리온 감염으로 설명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광우병으로 프리온에 감염된 양에서 소로 전염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86년 처음 발견돼 92년에 절정에 달했으며 올해만 3만7천마리의 가축이 이 병에 걸렸다. 〈김병희·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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