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또 「모금」구설수…재벌회장과 밀실독대

  • 입력 1997년 8월 22일 20시 08분


백악관 「링컨 침실」에서의 하루 숙박권과 대통령전용 공군 1호기의 탑승권 등을 팔아 선거자금을 모금했던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대기업회장과 「의심스런」 독대(獨對)를 한 것으로 드러나 또다시 물의를 빚고 있다. 미국에서는 특혜시비 때문에 기업회장과 대통령이 일대일로 만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더구나 클린턴의 소속정당인 민주당은 클린턴과 독대한 인물의 기업으로부터 수십만달러를 기부받은 것으로 나타나 의심의 구름이 뭉게뭉게 퍼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꼭 1년 전인 지난해 8월23일 택배(宅配)전문회사인 페더럴 익스프레스(페덱스)의 프레드릭 스미스 회장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클린턴 대통령을 45분간 면담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스미스 회장이 독대 당시 차트와 그래프를 이용, 페덱스사의 아시아본부 설치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일본에 제재를 가해 달라고 클린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독대는 대통령직속 경제자문위 로라 타이슨 위원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 비서실장인 토머스 맥라티의 주선으로 이뤄졌으며 이 모임을 전후해 27만5천 달러가 페덱스사에서 민주당으로 넘어왔다. 스미스회장이나 백악관측은 정치자금 기부가 독대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스미스는 클린턴이 민주당으로부터 개인적으로 기부전화를 걸도록 요청받은 12명 중의 한 명이었다. 민주당은 클린턴에게 15만달러를 요구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스미스는 독대전에 5만달러, 독대직후 10만달러를 민주당에 기부해 결과적으로 액수를 지켰다. 그는 11월 선거후에 12만5천달러를 추가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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