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크 內戰재발 위기]종교갈등-권력다툼 끝없는 총성

  • 입력 1997년 8월 11일 20시 22분


타지크가 지난 9일 정부군내 군벌간의 무력충돌로 다시 내전 위기에 처한 것은 뿌리깊은 종교갈등과 지역간 권력다툼이 여전히 해소되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5백90만의 중앙아시아 산악국인 타지크는 지난 5년간 내전으로 10만명 이상이 숨졌다.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파미르고원을 서쪽에 안고 있는 타지크는 지난 91년 구소련에서 독립하면서 구공산계 관료측과 이슬람 세력간의 갈등을 겪어왔다. 본격적인 내전은 92년 수도 두샨베에서 반정부시위를 벌이던 이슬람계가 정부군에 맞서 서부 파미르고원 용병들을 동원하면서 발생했다. 여기에 남부 굴랍을 중심으로 한 현정부세력이 이슬람세력을 몰아내면서 「동부 대 남부」의 지역대립양상이 더해졌다. 굴랍세력의 대표로 옹립된 테크노크라트 출신의 에모말리 라흐모노프대통령이 군벌세력을 완전장악하지 못한 점도 정국불안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번 무력충돌의 중심지가 된 두샨베에서 지난 91년부터 선교활동을 펼쳐온 崔潤燮(최윤섭·47)목사는 『시내에서도 밤낮없이 자동소총 소리가 들려왔다』며 현지의 불안한 분위기를 전했다. 최목사는 『최근에도 정부군끼리 알루미늄 공장의 이권다툼으로 시내에서 탱크까지 동원한 충돌이 있었지만 유야무야 넘어갈 정도로 군기강이 제대로 확립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남부 쿠르간튜베를 장악하고 있는 군벌 마흐무드 후도르디예프는 94년부터 독자 세력을 구축하며 정부군에 맞서왔다. 이번 사태도 후도르디예프와 동맹관계에 있던 야쿠브 사리모프 관세청장측 병력과 대통령 경호대를 이끌고 있는 수흐로프 카시모프 대령간의 세력다툼에 후도르디예프측까지 개입하면서 확산양상을 띠고 있다. 이번 사태로 지난 6월27일 모스크바에서 정부측과 이슬람반군간에 체결된 포로교환, 군대의 통합 및 연정구성 등의 극적인 휴전안도 무산위기에 놓이게 됐다. 라흐모노프 대통령은 10일 안보회의를 소집 전투에 참가한 부대에 대해 3일안에 무기를 포기할 것과 참여 군부대의 원대복귀를 촉구하는 한편 타지크주둔 러시아군의 지원을 요청했다. 타지크 주둔 러시아군은 201기계화사단과 아프가니스탄 국경수비대 등으로 러시아 해외주둔 병력으로는 최대인 2만5천명을 보유하고 있으나 적극적 개입은 자제하고 있다. 〈권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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