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활약 미르호,과로…사고…퇴역위기

  • 입력 1997년 7월 18일 20시 20분


미국의 화성 우주탐사선 패스파인더가 기대 이상의 개가를 올리고 있는데 비해 러시아의 우주정거장 미르호는 장비노후 등에 따른 잇단 사고로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 미르호는 지난 16일 밤 승무원들이 고장난 태양전지판 방향지시 시스템을 수리하다가 플러그를 잘못 꽂는 바람에 전력공급이 차단돼 기온이 급강하한 것은 물론 궤도에도 이상이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지난 달 25일 미르호가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호와 충돌함으로써 일종의 과학실험실인 스펙트르 모듈에 구멍이 생기는 사고가 발생한 지 20여일만에 다시 일어난 것이어서 미르호는 불운을 연속 겪고 있다. 그러나 미르호는 곧바로 궤도회복 등 고장 수리에 나선데다 산소량도 충분해 미국인 1명을 포함한 3명의 우주인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미항공우주국(NASA)은 밝히고 있다. 또한 러시아 우주통제센터는 아직 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며 태양전지판도 충전되고 있어 곧 정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르호는 재정난과 노후화된 장비로 내일의 운명을 가늠할 수 없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지난 86년 발사된 후 11년간 미르호는 「평화」라는 명칭에 걸맞게 인류의 우주탐사에 기여한 공적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지금까지 국적에 관계없이 60여명의 우주인과 과학자가 미르호에 머물면서 무중력상태에서의 생화학 및 물질제조 실험을 수행했으며 지난 해에는 사상 최초로 우주공간에서의 밀재배를 성공시켜 화성 탐사 등 장기간의 우주여행에 필요한 식량공급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당초 예상수명 5년을 두배이상 넘겼다. 러시아나 미국은 미르호의 완전 복구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현 상태에서 수리를 해가며 각종 실험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정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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