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호르몬제제 DHEA와 멜라토닌은 과연 인간에게 젊음을 돌려주는 기적의 명약인가.
이들 약품이 소문난 만큼의 효능이 있는지는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가운데 잘못 사용할 경우 오히려 무서운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와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미국정부는 이에 따라 텔레비전 광고등을통해서둘러 이같은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면서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 보건후생부는 8일부터 뉴욕 등 대도시의 주요 TV방송을 통해 멜라토닌이나 DHEA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고혈압과 당뇨병 그리고 암등 성인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경고성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수개월간 부정기적으로 방영될 이 공익광고는 문제의 약품이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은채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과다 복용하거나 장기간 복용할 경우 갖가지 부작용을 맞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보건후생부는 노화방지등 다소의 효능은 인정되지만 소비자들이 회춘 및 정력강장제로 맹신하는 등 문제의 약품에 지나친 기대를 갖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잘못을 일깨우기 위해 광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일부 의학계는 소비자 스스로 DHEA나 멜라토닌의 복용기간과 복용량을 선택할 경우 암과 우울증 등 심각한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하며 정부차원의 조치를 건의했었다.
당국은 30초와 60초짜리 두 가지로 제작된 광고 테이프를 1천여개 복사, 전국의 5백개 방송사에 제공하고 방영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에서는 이들 약품이 건강보조식품으로 분류돼 의사의 처방없이 약국이나 슈퍼마켓 등에서 한병에 5∼15달러(약 4천5백∼1만3천5백원)에 판매되고 있다.
뉴욕의 한 한국인 의사는 『부작용이 없다는 생산자측의 주장이나 심각한 부작용을 예고하는 다른 의학자들의 이론이 모두 완전히 입증된 상태는 아니지만 보건후생부의 광고는 부작용의 가능성에 대한 예방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인 여행객들이 이들 약품을 대량구매해 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사용자의 상태와 사용방법에 따라서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