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언제 데려오나』고민…比-中-韓입장 『제각각』

  • 입력 1997년 3월 21일 20시 10분


[김차수기자] 필리핀에 머물고 있는 黃長燁(황장엽)북한 노동당비서의 서울행 시기를 놓고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韓中(한중)양국은 황비서를 약 한달간 필리핀에 머물게 한 뒤 서울로 데려오기로 약속했으나 필리핀측이 체류기간 단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도 당초 황비서의 한달 체류를 양해했으나 안전과 경호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조기 출국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관계자는 『필리핀 정부로부터 체류일정을 단축해 달라는 공식요청은 아직 없었다』면서 『그러나 외무장관 등 고위인사들이 황비서가 빠른 시일안에 필리핀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공개, 그 진의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중국과의 약속을 존중, 현재 황비서의 입국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중국과 「제삼국 한달체류」를 약속한 상황에서 조기입국을 추진할 경우 한중간의 신뢰에 문제가 생긴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그렇다고 해서 필리핀측의 입장을 무시할 수 만도 없다는데 정부의 고민이 있다. 황비서의 체류지인 바기오가 언론에 노출된데다 한국 일본 등 여러나라 기자 수십명이 황비서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어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친북성향인 일본의 적군파가 황비서를 해치기 위해 필리핀에 입국할 것이라는 설도 긴장 요인중의 하나다. 정부는 그러나 황비서의 거처가 아직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고 경호가 철저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관계자는 『황비서의 안전경호를 위해 필리핀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필리핀이 황비서의 조기출국을 한중 양국에 공식요청하지 않는한 당초 예정대로 한달정도 체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황비서의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중국 필리핀과 협의, 입국시기를 적절히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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