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정권 사실상 붕괴…대통령자녀 국외탈출

  • 입력 1997년 3월 14일 07시 53분


알바니아의 무장 폭도들이 수도 티라나의 무기고를 약탈하고 죄수들이 탈출하는 등 알바니아가 사실상 무정부상태로 들어간 가운데 살리 베리샤 대통령과 주요정당 지도자들은 자국이 내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유럽국가들이 개입해 줄것을 서구동맹(WEU)에 요청했다. 집권 민주당과 야당으로 구성된 새 연립정부는 출범직후 『알바니아 국민들의 생명과 평화를 보장하기위해 군사 개입이 필요하다』며 『현재 군은 완전마비돼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리탄 세후 민주당 당수는 『군사 개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WEU에 군사 개입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유럽 10개국으로 구성된 방위기구인 WEU는 이날 알바니아 사태 개입 준비를 하도록 요구하는 권고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며 알바니아의 상황을 점검하기위해 대표단을 현지에 파견키로 했다. 한편 수도 티라나의 한 교도소에 수감중이던 죄수 6백명 전원을 포함한 1천여명 이상의 죄수들이 13일 감옥을 탈출했다고 교도소당국이 밝혔다. 교도소당국자인 베디에르 코코는 탈출한 죄수중에는 알바니아 구공산당의 마지막 지도자인 라미즈 알리아, 야당인 사회당 당수였던 파토스 나노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알바니아의 외국인들과 일부 국민들의 탈출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로 향하는 선박의 승객중에는 베리샤대통령의 자녀들도 포함돼 있었다고 이탈리아의 통신이 보도했다. 또 최소한 3대의 알바니아 군용 헬리콥터와 2대의 전함이 이탈리아 각지로 탈출했으며 민간인 복장을 한 알바니아의 군인들이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고 있다고 이탈리아의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밖에 무장소요사태가 수도 티라나 등 북부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정부의 기능이 마비된 가운데 이날 티라나의 리나스공항이 폐쇄됐으며 총격과 폭탄 폭발로 북부의 대도시 위크로더에서는 7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부상했다고 국영 텔레비전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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