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훈기자] 원화환율이 폭등 폭락을 거듭하며 지극히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경제의 상승무드와 일본 엔화의 약세, 한국의 경상수지 적자확대 등으로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이 기조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견되자 기업들은 자금을 총동원, 환투기에 나서는 등 혼조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더라도 전반적인 환율 상승기조는 막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환당국 강력개입의 배경〓외환당국은 최근의 원달러 환율급등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순기능보다는 경제전반에 역기능을 초래할 것이라는 판단아래 강력한 개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현재 원화가치(달러당 8백78.80원)는 작년말(8백61.30원)에 비해 40일만에 3.9%(17.50원)가 떨어졌다.
작년 한햇동안 8.2% 절하된 것을 감안하면 올들어 하락속도가 더 빨라진 셈이다.
일반적으로 환율상승은 수출증대 및 수입감소를 가져와 경상수지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한은 분석에 의하면 최근 환율상승은 반도체가격하락 등 환율외적요인으로 인해 수출증대효과가 적은데다 원자재 곡물수입가격상승 자본재 수입증가로 경상수지개선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원유 곡물 등 경직적인 수입구조로 인해 환율상승은 수입가격을 높여 물가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 환율상승으로 소비자물가는 0.6%올랐다고 한은은 밝혔다.
작년 외채원리금상환액은 1백7억달러로 환율상승에 따른 부담증가액이 3천2백억원에 달했다. 한은은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규모의 원리금상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 상환부담은 작년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급격한 환율상승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자본의 한국시장이탈을 심화시키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환율상승은 외화부채가 많은 우리기업들에는 원리금부담을 가중시켜 기본체력을 약화시킨다』며 『환율이 8백20∼8백30원선까지는 수출경쟁력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이상의 상승은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조정국면은 언제까지 갈까〓중앙은행이 강력하게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연일 치솟던 원달러환율은 일단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환율안정의 관건은 「무조건 달러를 사고 보자」는 외환시장의 투기심리를 어떻게 잠재우느냐에 달려있다.
환율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확산, 기업 등이 달러사재기에 나서면서 거주자 외화예금잔액은 작년말 14억9천만달러에서 최근 35억달러로 급격히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