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WTO가입 추진과정]美지지 끌어내기 막판 외교전

  • 입력 1996년 11월 24일 20시 15분


「朴來正기자」 중국의 국제경제 질서 편입을 가로막아 온 세계무역기구(WTO)의 육중한 문이 드디어 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WTO 전신인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가입을 신청한지 10년만의 일이다. 이러한 조짐은 중국의 가입을 사실상 거부해온 미국이 최근 빌 클린턴 대통령의 집권 2기체제를 맞아 잇따른 유화제스처를 보내면서 높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은 지난주 막을 올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앞서 중국 에너지산업 육성에 필수적인 핵기술 판매방침을 밝힌 데 이어 중국 외교의 아킬레스건인 「인권문제」마저 더이상 협상카드로 사용치 않겠다는 정책변화까지 선언했다. 이제 중국이 미국 등의 WTO가입 반대논리를 희석시킬 만한 「반대급부」만 내보이면 10년 비원(悲願)이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지난 48년 국민당 정부시절 GATT 초대회원국으로 가입했으나 사회주의 정권수립으로 탈퇴했었다. 그러나 93년 중국 공산당이 「사회주의시장경제」 노선을 선언하면서 국제 경제질서에 쉽게 편입할 수 있는 GATT체제 가입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WTO 중국가입 실무위원회 등은 그동안 △중국이 관세 및 비관세장벽 철폐에 있어 많은 분야에서 예외를 주장하는데다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긴급제한하는 특별조치(세이프가드)의 발동요건에 대한 합의에 실패했고 △중국이 「개도국」지위 획득에 집착한 점 등을 가입의 걸림돌로 지적해왔다. 이 문제점들은 중국이 전면적인 자유화를 시행하지 않는 한 실무차원의 협의로는 풀기 힘든 것들. 중국의 WTO가입에 각국 정상들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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