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재계약, 두 달 만에 나간다? ‘갱신 vs 신규’ 기준 총정리 [집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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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계약서 위에 ‘갱신’과 ‘신규’를 상징하는 요소를 배치해 재계약의 갈림길을 생성형 AI 챗GPT를 이용해 표현한 이미지. 계약 형태에 따라 해지 가능 여부가 달라지는 상황을 시각적으로 나타냈다.
전세 계약서 위에 ‘갱신’과 ‘신규’를 상징하는 요소를 배치해 재계약의 갈림길을 생성형 AI 챗GPT를 이용해 표현한 이미지. 계약 형태에 따라 해지 가능 여부가 달라지는 상황을 시각적으로 나타냈다.
전세 계약을 다시 체결했는데, 세입자가 두 달 만에 나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현장에서는 “계약서를 새로 썼는데 왜 나가느냐”는 임대인과 “갱신이니 3개월이면 끝”이라는 임차인이 충돌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직장인 A 씨는 기존 세입자와 보증금을 낮춰 2년 계약서를 다시 작성했다. 새 계약이라고 판단했지만, 세입자는 “더 저렴한 전세를 찾았다”며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세입자는 해당 계약이 ‘계약갱신’에 해당한다며 3개월 통보 후 종료가 가능하다고 주장했고, A 씨는 “신규 계약인데 중도 해지는 불가능하다”며 맞섰다.

이처럼 동일한 2년 계약이라도 법적 성격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 “갱신이면 나간다, 신규면 못 나간다”…핵심은 계약 성격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로 갱신된 임대차나 묵시적 갱신의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를 통보할 수 있고 통보 후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은 종료된다.

반면 신규 계약은 일반 임대차 계약 원칙이 적용돼 계약 기간을 유지해야 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도 해지는 제한되며, 임차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같은 2년 계약이라도 갱신인지 신규 계약인지에 따라 임차인의 계약 유지 의무와 종료 가능 시점이 달라진다.

● “계약서 다시 썼는데”…법원은 형식보다 ‘실질’ 본다

문제는 계약서를 새로 썼다고 해서 곧바로 ‘신규 계약’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계약서를 새로 작성했다는 외형만으로 신규 계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원은 계약 문구보다 체결 경위와 교섭 과정, 당사자의 실질적 의사합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실무에서는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여부 ▲동일 당사자·목적물 간 계약의 연속성 ▲보증금 및 기간 변경의 경위 ▲계약서 특약 내용 등이 주요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엄 변호사는 “문자나 내용증명 등으로 갱신요구권 행사 사실이 확인된다면, 계약서를 ‘신규’로 다시 작성했더라도 갱신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특히 보증금을 5%를 초과해 증액한 경우, 계약갱신요구권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합의에 따른 신규 계약’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은 정황으로 작용한다.

또 “보증금 증액이 5% 이내인지 여부나 확정일자 유지 여부는 보조적 요소일 뿐, 계약 성격을 가르는 핵심 기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같은 취지다. 대법원은 2024년 판결에서 계약갱신요구권의 효력은 임대인에게 도달한 시점에 발생하며, 이후 임차인이 해지를 통보하면 통보 도달 후 3개월이 지나 계약이 종료된다고 판단했다.

이 판단에 따라 공실 손해나 보증금 반환 시점에서 수천만 원 단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정리하면 갱신요구권을 행사했는지 여부가 1차 기준이고, 보증금 5% 초과 증액 여부와 계약 체결 경위가 신규 계약 판단의 중요한 보조 기준으로 작용한다.

그래픽 제작=생성형AI 챗GPT
그래픽 제작=생성형AI 챗GPT

● “중도 해지 가능 여부도 달라”…분쟁 예방은 계약서에

임차인의 중도 해지 가능 여부 역시 계약 성격에 따라 갈린다.

엄 변호사는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따른 갱신계약이나 묵시적 갱신의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 통보가 가능하고 3개월 후 계약이 종료된다”며 “반면 당사자 합의로 조건을 새로 정한 신규 계약이라면 원칙적으로 중도 해지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초 계약 기간 중에는 원칙적으로 임차인도 계약에 구속되며, 중대한 하자 등 예외적인 사유가 없는 한 일방적 해지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분쟁을 줄이기 위해 계약 단계에서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엄 변호사는 “전세 재계약 분쟁의 상당수는 갱신인지 신규인지 명확히 하지 않은 데서 출발한다”며 “예를 들어 ‘본 계약은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따른 갱신이 아니라, 당사자 합의에 따른 별도의 신규 계약’이라는 취지를 특약에 명시하면 분쟁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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