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혁 국민연금공단 기획이사노후에 ‘10억 원 현금 부자’가 되려면 국민연금·퇴직연금·연금저축 3종 세트로 부부가 월 350만 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지난 기고에서 소개한 바 있다. 이 중 국민연금이 월 193만5000원으로 55%를 차지하는 만큼 국민연금부터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직장인이라면 보험료의 절반을 회사가 내주기 때문에 가성비가 더 높다.
노후에는 목돈 10억 원보다 매달 연금으로 350만 원을 받는 것이 안정적인 현금 흐름 확보 차원에서 훨씬 낫다는 게 자산관리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어느 유명 유튜버가 목돈 10억 원이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이라면 연금 월 350만 원은 ‘나를 지켜주는 것’이라고 했는데 적절한 비유다. 회사가 주는 월급은 끝났지만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는 제2의 평생 월급이 새로 시작되는 것이다.
국민연금에는 중요한 장점이 하나 더 있다. 첫해 연금 수령 이후 매년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기 때문에 ‘복리의 마법’ 효과를 계속 누린다는 점이다. 위 사례에서 첫해 수령액은 월 193만5000원이지만 10년 후 74세엔 231만7705원, 20년 후 84세엔 282만5268원으로 늘어난다. 만약 90세까지 생존한다면 318만1709원을 받게 돼 첫해 대비 월 124만6709원을 더 받게 된다. 이는 지난 20년간의 물가 상승분인 연평균 2%를 반영해 추산한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을 최대로 활용하는 것이 큰 이익인데도 현실은 ‘국민연금 그까짓 거 얼마나 된다고’라며 애써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은 저소득층, 자영업자, 비정규직 근로자, 청년층에서 두드러진다. 물론 국민연금 평균액은 아직 월 7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가입 기간이 짧은 80세 이상 수급자의 연금액이 워낙 적은 탓이지 가입 기간이 20년 이상인 이들의 평균 수급액은 월 113만 원이 넘는다. 부부 맞벌이라면 226만 원이다.
반대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안정된 직장에 다니다가 퇴직한 사람일수록 몇 개월이라도 가입 기간을 늘리려는 경향이 있다. 자녀가 18세가 되면 국민연금에 임의가입시키고 본인은 60세 의무가입 기간이 끝나도 연금 수령 개시 전까지 5년간 임의계속 가입으로 납부 기간을 연장한다.
따라서 저소득층, 자영업자, 청년들은 노후 현금 자산을 확보하는 최고의 방법인 국민연금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국민연금은 같은 보험료를 내더라도 가입 기간이 길면 연금을 더 지급하도록 설계돼 있으므로 적은 보험료라도 꾸준히 납부해 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현명하다.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18세 청년의 생애 첫 보험료를 국가가 지원하고 군 복무 기간 전체를 가입 기간으로 인정할 계획이다. 노후 10억 원 현금은 큰 부자는 아니라도 작은 부자인 건 확실하다. 당장 할 일은 일단 국민연금공단에 전화하거나 방문해 본인의 가입 이력부터 확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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