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친필 글씨… 전주서 만난다

  • 동아일보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 전시회
내년 3월까지 전주박물관서 공개
‘안중근 서’ 지역 상생 순회전으로… 호남 지역서 처음으로 유묵 선보여
대표 작품 ‘경천’, 내년 1월 교체

국립전주박물관에 안중근 의사가 직접 쓴 유묵이 전시돼 있다. 광복 80주년과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년을 기념한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 특별전은 내년 3월 8일까지 이어진다. 국립전주박물관 제공
국립전주박물관에 안중근 의사가 직접 쓴 유묵이 전시돼 있다. 광복 80주년과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년을 기념한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 특별전은 내년 3월 8일까지 이어진다. 국립전주박물관 제공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군인이자 의병으로서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안중근 의사(1879∼1910)의 마음가짐을 잘 보여주는 글씨다.

호국영웅 안중근 의사의 친필 유묵 10점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일제에 항거하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그의 나라 사랑과 희생정신을 되새겨 볼 수 있다.

국립전주박물관은 광복 80주년과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년을 맞아 안중근 의사숭모회·안중근의사기념관·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공동으로 특별전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를 내년 3월 8일까지 개최한다.

4일 국립전주박물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2024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안중근 서(書)’의 지역 상생 순회전으로, 호남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안중근 의사의 친필 유묵을 선보인다.

전시는 안중근 의사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의 생애를 순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1부 안중근의 삶 △2부 안중근의 죽음 △3부 안중근의 신앙 △전주와 전북 지역의 천주교 순교 등으로 나뉜다.

출생부터 애국계몽운동과 항일의병 활동, 단지동맹, 하얼빈 의거, 재판과 순국에 이르는 과정을 살펴보며 안중근 의사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전달한다. 독실한 신앙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강인한 믿음도 함께 조명한다.

대표 작품은 안중근 의사의 깊은 신앙심을 보여주는 ‘경천(敬天)’이다. ‘하늘을 공경한다’는 뜻으로,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사형을 앞두고 남긴 글씨다. 네 번째 손가락 한 마디가 잘린 손도장이 찍혀 있어 그의 신앙과 결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은 내년 1월 11일까지 6주간만 전시되며, 이후에는 ‘천당지복 영원지락(天堂之福 永遠之樂)’으로 교체된다.

전주와 전북은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권상연을 비롯해 많은 순교자의 역사가 서린 곳이다. 이번 전시에는 안중근 의사의 ‘순국’과 전북의 ‘순교’ 역사를 함께 성찰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박물관 측은 안중근 의사의 유묵이 단순한 글씨가 아니라 독립에 대한 강한 의지와 동양평화 사상,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도 흔들리지 않았던 신념이 담긴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친필 유묵뿐 아니라 연해주 한인의 단합을 촉구한 안중근 의사의 기고문, 단지 혈서 엽서, 그가 지은 ‘장부가’, 하얼빈 의거를 알리는 경성일보 호외, 공판 장면이 담긴 스케치북, 뤼순 감옥 입감 당시 사진 등도 함께 전시된다.

국립전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은 안중근 의사의 글씨를 통해 독립운동가이자 사상가, 신앙인의 면모를 함께 살펴보는 자리”라며 “특히 전주는 한국 천주교 순교의 성지인 만큼 그의 신앙과 평화 사상을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중근#친필유묵#국립전주박물관#광복 80주년#항일의병#하얼빈 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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