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파르 파나히(Jafar Panahi) 감독이 1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감독의 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 갈라 프레젠테이션도 있었다. 2025.09.18 뉴시스
올해 칸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란의 거장 자파르 파나히(65) 감독이 이란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이란 내의 사회적, 정치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루는 영화를 제작했다는 혐의다.
1일(현지 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파나히 감독은 선전 활동 혐의로 궐석재판을 받은 끝에 징역 1년과 출국금지 2년을 선고받았다. 모든 정치·사회 단체 가입도 금지됐다. 그의 변호사 측은 항소 의사를 밝혔다. 파나히 감독은 현재 이란 국외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나히 감독은 올해 5월 제78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과거 수감 경험이 있는 다섯 명이 자신들을 잔혹하게 고문한 전직 교도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복수를 고민한다는 내용이다.
‘그저 사고였을 뿐’ 포스터파나히 감독은 이미 2010년부터 영화 제작 금지 처분을 받은 상태로 이번 작품 역시 이란 당국의 사전 제작 허가를 받지 않고 비밀리에 촬영됐다. 또 영화 내용도 고문 문제를 거론하는 등 체제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란 내 사회·정치적 문제를 다루는 작품들로 명성을 쌓아온 파나히 감독은 정부로부터 수차례 처벌을 받아왔다. 2010년 체제 선전 활동 혐의로 징역 6년과 영화 제작 및 여행 금지 20년을 선고받았다가 이듬해 가택연금으로 형이 완화됐다. 2022년 이란 당국에 다시 체포된 그는 2010년 선고된 징역형이 재집행된다는 통보를 받았고, 2023년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인 끝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파나히 감독은 2000년 ‘써클’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2015년 ‘택시’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아 올해 칸영화제까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역대 네 번째이자, 현존 유일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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