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우크라 4시간 플로리다 회동
우크라 선거-영토 교환 등 논의
러 반발속 안전보장 방식 이견
푸틴, 오늘 美 윗코프 특사와 회동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지난달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할랜데일비치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 할랜데일비치=AP 뉴시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30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에 관한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다. 지난달 23일 양측이 미국이 제안한 평화구상안을 수정하는 회담을 한 지 일주일 만이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는 큰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담 직후 “좋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우크라이나에는 몇 가지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안드리 예르마크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둘러싼 에너지 공기업의 뇌물 의혹 등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 측에 속히 종전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이날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등 미국 대표단은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이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4시간가량 만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양측은 우크라이나의 선거 일정,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영토 교환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2019년 5월 취임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5년 임기가 끝났지만 전쟁을 이유로 선거를 미뤄 왔다. 이로 인해 러시아로부터 집권 정당성에 관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러시아는 선거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교체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미국 측이 우크라이나에 조속한 대선 실시 필요성을 강조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전 보장 방식, 전쟁 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처리 문제 등 양측 이견 역시 여전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이 분명한 안전 보장을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전쟁 후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포기해야 하는 것 또한 결사 반대한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이에 준하는 서방의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점령지 포기 등에 부정적이다. 이로 인해 종전 협상이 지속돼도 양측의 합의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루비오 장관은 회담 후 “추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또 다른 당사자(러시아) 역시 이 방정식에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지난달 30일 젤렌스키 정권의 뇌물 의혹이 종전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했다.
한편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오후 수도 모스크바에서 윗코프 특사와 만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와의 이번 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러시아 측에도 종전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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