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우리가 끊을 건 아무것도 없다”
尹과 단절 거부…‘사과론’ 선그어
비주류·소장파는 압박 수위 높여
친한계 “30명 가까이 연판장 서명”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인근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01 뉴시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일 “과거에서 벗어나자고 외치는 것 자체가 과거에 머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당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사과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소장파를 중심으로 ‘계엄 사과’가 이어지면서 당내 균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인천 미추홀구에서 진행한 국민대회에서 “저들이 만든 운동장에서 싸우면 안 된다고 소리 치는 것 자체가 저들이 만든 운동장에 갇히는 것”이라며 “우리가 끊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장 대표가 계엄 사과 요구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단절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장 대표는 “과거 위에 현재가 있고 현재 위에 미래가 있다”며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건 변화된 현재, 더 변화된 미래”라고 했다. 당 집회에 참가한 지지자들은 “윤 어게인(Again)” 구호와 함께 윤 전 대통령의 사진 등을 치켜들었고, 계엄 사과 입장을 밝힌 양향자 최고위원이 연단에 오르자 “배신자”라고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국민의힘에선 비주류와 소장파를 중심으로 계엄 사과가 잇따랐다. 4선 중진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시민의 삶은 작년 12월 3일을 계기로 완전히 무너졌다. 그를 회복시킬 의무가 있는 정치는 온갖 혐오와 분노를 재생산하느라 바빴다”면서 “죄송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친한(친한동훈)계 진종오 의원은 “역사를 되돌렸던 12·3 윤석열 계엄을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양 최고위원은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엄은 계몽이 아닌 악몽이었다”며 “몇몇은 우리 안에 배신자를 만들어 낙인을 찍고, 돌을 던지고, 심지어 목을 매달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 면전에서 계엄에 대해 재차 사과하며 반탄(탄핵 반대)파 김민수 최고위원 등이 당내 사과 요구를 ‘내부 총질’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를 향한 계엄 사과 촉구 목소리도 더욱 커졌다. 친한계 우재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했고, 박정하 의원은 “(장 대표의) 전향적인 메시지가 나오지 않으면 독자적인 메시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권 엄태영 조은희 최형두 등 재선 의원들도 이날 송언석 원내대표를 찾아 지도부가 사과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장 대표의 계엄 사과를 요구하는) 연판장이 다 돌았으며 (의원) 30명 가까이 서명한 걸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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