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기사 ‘좌파광기’ ‘거짓말’ 등 분류
‘허위뉴스 보도횟수’ 1위에 WP 올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백악관 홈페이지에 비판적인 언론을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코너를 개설했다. 미국 주류 언론들의 기사를 ‘좌파 광기’, ‘거짓말’ 등으로 규정하며 해당 기사를 쓴 기자의 실명까지 적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부터 주류 언론이 좌편향됐다며 적개심을 드러내왔고, 이런 기조는 집권 2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백악관은 홈페이지에 ‘미디어 범죄자(Media Offenders)’란 페이지를 내걸었다. 해당 페이지엔 ‘수치의 전당(hall of shame)’이라는 이름 아래 특정 기사별로 위반 사항, 백악관 반박 내용, 기자명 등을 담았다. 그러면서 가짜 뉴스 유형을 ‘편향(biased)’, ‘좌파 광기(left-wing lunacy)’, ‘거짓말(lie)’, ‘맥락 생략(omission of context)’ 등 10개 항목으로 분류했다. ‘밑바닥 경쟁’이라는 설명과 더불어 가짜 뉴스를 보도한 횟수를 기준으로 상위 5개 언론매체를 지목한 표도 있다. 30일 0시까지 1위는 워싱턴포스트(WP)였고, MSNBC방송, CBS방송, CNN방송,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그 뒤를 이었다. 케일린 도어 백악관 부보좌관은 소셜미디어 X에 해당 페이지를 소개하면서 언론들을 겨냥해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편향적이라면 폭로당할 준비를 하라”고 썼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주류 언론들을 “국민의 적”이라고 지칭하며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들에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왔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 기자들에게 폭언을 일삼아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질문을 한 블룸버그통신 여기자에게 “조용히 해, 돼지야(Quiet, piggy)”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ABC뉴스 여기자를 향해 “끔찍한 인간이자 끔찍한 기자”라고, 뉴욕타임스(NYT) 여기자에겐 “안팎으로 추악한 삼류 기자”라고 맹비난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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