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26일(현지 시간) 발생한 화재로 최소 44명이 숨진 가운데 공사 인부가 피운 담뱃불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엑스(X·옛 트위터)에는 “홍콩 화재 아파트 주민들은 공사 인부가 담배를 피웠다고 했다”는 글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에서 촬영됐다고 알려진 영상이 널리 퍼졌다.
해당 영상에는 공사 인부로 보이는 한 남성이 대나무 비계 위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한 여성이 “선생님, 또 여기서 담배 피워요?”라고 묻자 놀라 뒤돌아보는 모습이다.
또 다른 계정에는 ‘이것은 한 시공자가 공유한 영상’이라는 글과 함께 불길이 번지는 과정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건물 옥상에 있던 촬영자가 연기와 함께 불길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엘리베이터를 통해 빠르게 건물 밖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장면이 이어진다.
작성자는 “그는 당시 화재 건물에서 작업 중이었고, 맞은편 건물에서 불빛이 나오는 것을 직접 보고 즉시 대피했다. 불과 몇 분 만에 드문드문하던 불빛이 짙은 연기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대나무 비계를 중국 본토에서는 이미 금지했는데, 홍콩이 여전히 사용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더 이상 새로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상=엑스(X·옛 트위터)앞서 26일 오후 홍콩 신계 북부 타이포(Tai Po) 지역 고층아파트 단지인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31층짜리 고층 아파트들로 이뤄진 이 아파트 단지는 8개 동에 2000세대, 약 4800명이 거주하고 있다.
해당 건물은 1년 넘게 보수 공사 중이었으며,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공사용 안전망으로 불이 번지면서 큰 화재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소방당국에 따르면 진화 작업에 나섰던 소방관 등 최소 44명이 사망했고, 45명 이상이 중태에 빠졌다. 여기에 주민 270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신고돼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홍콩 경찰은 과실치사 등 혐의로 공사 책임자 3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며 “형사 사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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