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트럼프, 日총리에 ‘대만 문제로 中 자극말라’ 조언”

  • 동아일보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미군 기지에 정박한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갑판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함께 서있다. 요코스카=AP 뉴시스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미군 기지에 정박한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갑판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함께 서있다. 요코스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대만 주권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당국자를 인용해 26일(현지 시간) 전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다카이치 총리와 통화에서 대만과 관련한 발언의 톤이나 성량을 조절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교도통신 또한 27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통화의 내용이 중일 갈등 사태의 진정을 위한 협력이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7일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중국의 대만 해상 봉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자위대 파병 가능성을 거론해 중국과의 갈등을 야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언은 24일 이뤄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진행한 한 시간가량의 통화에서 절반을 중국이 역사적으로 대만에 대한 영유권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은 세계 질서를 관리할 공동 책임이 있다는 점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시 주석은 화가 나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듣고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전달받은 미국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언은 미묘했으며, 다카이치 총리에게 발언을 철회하도록 압력을 가한 것은 아니다”고 WSJ에 전했다. 다만 일본 내부에선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완화 국면을 맞이한 상황에서 일본의 대만 발언으로 현 상황을 다시 위험에 빠뜨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무역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미국 소식통은 “이번 통화는 무역에 관한 것이었다”며 “중국이 약속한 대두 구매 이행을 지연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은 우려하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

WSJ의 보도에 대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명의의 성명을 전달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매우 좋으며, 이는 우리의 소중하고 가까운 동맹국 일본에도 매우 좋은 일이다”며 “중국과 잘 지내는 것은 중국과 미국 모두에게 훌륭한 일이다”고 밝혔다. 이어 “내 생각에 시 주석은 앞으로 대두와 기타 농산물 구매를 대폭 늘릴 것”이라며 “우리는 일본, 중국, 한국, 그리고 많은 다른 나라들과 훌륭한 무역 협정을 체결했고 세계는 평화로운 상태다.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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