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초보인데…우크라 협상에 ‘드론 가이’ 드리스컬 투입한 트럼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26일 14시 30분


드리스컬 육군장관, 드론 기술개발 집중해와
트럼프 신임 각별…헤그세스 입지 위축 관측도

댄 드리스컬 미국 육군장관이 6월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의 포트 브래그에서 열린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최근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협정에서 중재자로 주목받고 있다. 페이엣빌=AP뉴시스
댄 드리스컬 미국 육군장관이 6월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의 포트 브래그에서 열린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최근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협정에서 중재자로 주목받고 있다. 페이엣빌=AP뉴시스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외교 총력전에 들어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댄 드리스컬 미 육군 장관을 조만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보내 막판 협상에 나서도록 지시했다. 드리스컬 장관은 전직 군인에 투자은행 임원 출신으로 외교 경험이 전무하다. 미 CNN방송은 25일(현지 시간) 드리스컬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자로 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과 우크라이나의 신뢰가 자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드리스컬 장관은 올해 2월 취임한 이후 육군의 무인기(드론) 기술 개발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일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드론 가이’라고 부르며, 드리스컬 장관이 백악관에 올 때마다 드론에 대한 의견을 자주 물어봤다고 한다. 드리스컬 장관은 이달 초에도 키이우를 방문해 드론 기술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압박하라는 임무를 부여했다.

드리스컬 장관은 2007년 미 육군 장교 후보생 학교를 거쳐 기갑장교로 임관했다. 2009년 이라크 바그다드로 파병을 가기도 했다. 전역한 뒤에는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해 법학 전문 학위를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J D 밴스 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 이후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투자 은행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냈다.

댄 드리스컬
댄 드리스컬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관련 경력이 전무한 드리스컬 장관에게 우크라이나를 설득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한 미국 관계자는 CNN에 “군 대 군(army to army) 대화가 유망해보였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최근 10년 넘게 우크라이나의 군사 훈련과 장비를 지원해온 만큼, 우크라이나에서 미 육군 관계자는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가진다는 것이다. 외교 경험이 전무한 이들을 외교 해결사로 기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징도 작용했다. 이번 종전 외교에서 러시아를 담당할 뿐만 아니라, 중동에서도 활약했던 부동산 사업가 춠힌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가 대표적 예다.

CNN은 “드리스컬 장관이 개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적 위기 대응에서 전통 외교관이 아닌, 개인적이고 사업적으로 친분이 잇는 인물들을 미국의 협상 대표로 기용하는 비전통적인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다”고 전했다.

드리스컬 장관이 떠오르자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의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드리스컬 장관이 해외에서 전쟁과 평화가 걸린 민감한 외교를 수행하는 동안, 헤그세스 장관은 집에서 X에 게시물을 올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 재임 초기에 우크라이나와의 관계가 악화하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백악관에 보고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수출을 여러 차례 중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에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배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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