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결혼기념일이 아닌데도요/ 지난밤 그는 제 목을 졸랐어요/ 악몽 같았어요/ 하지만 그는 틀림없이 미안해 할 거예요/ 왜냐면 오늘 나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미국 시인 폴레트 켈리가 쓴 시(詩)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I got flowers today)’의 일부다. 가정폭력을 겪었던 시인이 쓴 이 시는 배우 이유미가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에 출연한 계기였다고 한다. ‘당신이 죽였다’는 폭력 가정에서 자란 조은수(전소니)와 가정폭력을 겪는 조희수(이유미)가 희수의 남편 노진표(장승조)를 죽이기로 결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유미 배우는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에서 가정폭력 피해자를 연기하기 위해 “원래 체중인 42kg에서 6kg을 감량했다”고 했다. 넷플릭스 제공이 배우는 1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연기하기 너무나 조심스러웠는데, 감독님께서 이 시를 손편지에 써주셨다”며 “엄청나게 큰 설득과 위로가 됐다”며 출연 배경을 밝혔다.
“지금도 ‘감히’라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 피해자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가정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제가 제대로 연기할 수 있을지 걱정 됐거든요. 그런데 점점 희수를 구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제가 희수를 연기해서 이 친구를 좀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원래 성격은 희수와 달리 당찬 성격이라는 이 배우. 그는 이번 작품에서 ‘희수’와 ‘인간 이유미’를 분리하려고 뭣보다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감정소모가 심한 연기다보니 잘해내고 싶은데 지쳐버릴까봐 걱정됐다”며 “다행히 오히려 건강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앞서 이유미는 영화 ‘박화영’에서 가출청소년 윤세진 역을 맡는 등 상처가 깊은 역할을 많이 연기했다. 특히 전환점이 된 작품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이다. 그는 게임 참가자 지영 역을 맡아 2022년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인 제74회 에미상에서 ‘게스트 여배우상’을 수상했다. 이 배우는 “오징어게임 이후 삶에 무게가 생겼다”며 “예전보다 더 착하고 멋지게, 정직하게 살며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고 했다.
“제가 평상시에 정말 잘 넘어지거든요? 그런데 연기라는 하나의 꿈을 바라보고 걷는 것만큼은 꾸준히 쉬지 않고 잘 걸어왔구나 싶어서 칭찬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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