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굉음 피해 공항 인근 주민, 심장병 위험 4배 더 높아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1월 11일 07시 00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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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가 이·착륙 할 때 토해내는 굉음이 공항 근처 주민의 심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높은 수준의 항공기 소음에 노출된 사람들은 심장 기능이 저하되어 심장 마비, 뇌졸중 및 불규칙한 심장 박동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지적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이 주도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시끄러운 공항 근처 거주민은 항공기 소음이 적은 비교적 조용한 곳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심장 구조와 기능이 10~20 % 더 나빴다.

특히, 그들의 심장 근육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단단하고 두껍게 변했다. 심장의 수축과 팽창 능력을 떨어뜨리는 이러한 종류의 심장 변화는 혈액을 펌핑하는 기능을 저하시켜 심장 마비 또는 뇌졸중 같은 주요 심장 질환 위험을 최대 4 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추정했다.

미국 심장학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발표한 논문을 위해 연구진은 히드로, 개트윅, 버밍엄, 맨체스터 공항 근처에 거주하는 36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여한 장기 영국 바이오뱅크 건강 연구 프로젝트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심장을 촬영한 MRI 스캔과 영국 민간항공청에서 산출한 항공기 소음 추정치를 비교했다.

높은 항공기 소음은 낮 시간 동안 평균 50 데시벨㏈)이상, 밤에는 45㏈ 이상으로 정의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주간 평균 45㏈, 야간 40㏈ 이하의 소음도를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소음이 70㏈을 넘으면 청력 손실 위험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대화는 약 60㏈, 평균적인 실내 소음은 40㏈ 정도다.

연구결과 시끄러운 항공기 소음에 노출된 사람들은 심장 질량이 7% 증가하고 심장 두께가 4% 더 두꺼워졌으며 심장 기능도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야간 항공기 소음이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수면 방해와 관련이 있을 수 있으며, 수면은 심장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또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밤 시간대에 항공기 소음에 노출될 확률이 더 높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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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항공기 소음이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으며, 이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라고 레스터 대학(University of Leicester)의 안나 한셀 교수가 UCL 보도 자료에서 말했다. 한셀 교수도 이 연구를 함께 했다.

소음 공해는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하고 교감 신경계를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혈압 상승 및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방출을 촉진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은 심장 이상, 염증,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연구의 제1저자인 UCL의 크리스티안 토프리시아누 박사는 소음 노출이 심장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BMI(체질량 지수) 증가. 소음 관련 스트레스와 수면 장애는 심장 질환의 중요한 위험 요인인 체중 증가를 촉진할 수 있다.

혈압 상승도 항공기 소음이 초래할 수 있는 주요 증세다. 장시간 소음에 노출되면 스트레스 반응이 활성화되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우리는 야간 항공기 소음으로 나타난 이상 현상이 심장 문제와 뇌졸중 위험 증가로 이어질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라고 한셀 교수가 지적했다.

“우리 연구는 관찰적 연구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항공기 소음이 심장 구조와 기능의 차이를 직접적으로 유발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의 연구 결과는 항공기 소음이 심장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추가한다”라고 UCL 심혈관 과학 연구소의 선임 임상 강사 가비 캡처(Gaby Captur) 박사가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부와 항공업계가 공항 인근 주민의 항공기 소음 노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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