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뮤지컬 윤도현 “오래되면 도태된다고? 명곡은 시공 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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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18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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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연가’ 공연사진(CJENM) © 뉴스1
뮤지컬 ‘광화문연가’ 공연사진(CJENM) © 뉴스1
가수 윤도현이 5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돌아왔다. 2016년 ‘헤드윅’을 끝으로 뮤지컬 은퇴를 선언한 그를 다시 무대로 이끈 작품은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공화문연가’다.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그는 “‘광화문연가’ 초연에서의 기억이 좋고, 이영훈 작곡가와의 관계도 있어서 하게 됐다”며 “번복하긴 했지만 뮤지컬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훈 작곡가와는 생전에 두 차례 녹음 작업을 함께 했던 것 외에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윤도현은 “마지막 문병을 갔을 때 영화에서나 보듯 위중한 상황에서도 곡을 쓰고 계셨다”며 “뮤지컬을 만들겠다며 저보고 꼭 이걸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작품이 잘 되어가고 있으니 아마 하늘에서 보고 좋아하실 것 같아요. 노래가 남아서 좋은 기억으로 모든 사람에게 들려지니까 후배로서도 너무 기쁩니다.”

윤도현은 지난 2011년 동명 뮤지컬 ‘광화문연가’에도 출연했었다. 당시 작품이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면 이번 CJENM의 ‘광화문연가’는 죽음을 눈앞에 둔 한 중년 음악가가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인공 ‘명우’ 역을 맡은 윤도현은 이번 작품이 ‘표현하기 더 걸맞은 역할’이라고 말했다.

“저의 삶과 너무 닮아서 소름끼칠 때가 있어요. 곡을 만들기 위해 온갖 상상을 하고 심지어 경험하지 않은 것을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명우도 작곡을 위해서 첫사랑을 계속 생각하죠. 이런 창작자의 마음을 잘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

‘광화문연가’는 시간여행 가이드 월하와 명우의 호흡이 중요한 작품이다. 윤도현은 월하 역의 차지연에 대해 ‘내가 걱정 없이 노래하게 만드는 월하’, 김호영은 ‘잔망미가 넘치는 월하 그 자체’, 김성규(인피니트)는 ‘귀엽고 장난기 넘치는 월하’라고 소개했다.

‘광화문연가’뿐 아니라 최근 고(故) 김현식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 ‘사랑했어요’가 개막했고, 다음 달에는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 ‘미인’이 관객을 기다리는 등 올해 들어 주크박스 뮤지컬이 대세다.

이에 대해 윤도현은 “명곡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고 정리했다.

“90년대 초반 댄스음악이 생기면서 더는 나올 음악이 없다고 했어요. 한 선배가 ‘음악은 돌고 돈다’고 했지만 믿지 않았어요. 오래된 음악은 도태될 거라고 했죠. 그런데 요즘 예전 곡들이 계속 사랑받아요. 아날로그 감성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 사랑받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밴드 YB의 음악도 뮤지컬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윤도현은 “이미 작업을 몇 년 전에 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와 선곡까지 끝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작업이 중단됐다고 한다.

윤도현의 뮤지컬 출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목소리의 섬세함을 살리기 위해서는 목 상태가 좋아야 한다”는 그는 “남은 생에서 더 좋은 무대를 만나기 위해”라며 ‘광화문연가’를 계기로 술과 담배도 끊었다.

“‘윤도현이 저걸 한다고?’, ‘그게 말이 돼?’ 이런 말이 나오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특히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예수 역할을 해보고 싶은데, 제가 너무 우직해서 안 된대요. 십자가에 매달려있으면 중역 죄를 지은 거처럼 보인다나요? ”

한편 서울 공연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는 9월5일까지 이어진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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