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반도’…급이 다른 좀비영화가 온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7월 10일 06시 57분


원 없이 나오는 좀비떼…스케일도 ‘진화’
폐허의 땅 압도적인 비주얼 눈길
강동원 액션 뛰넘는 아역 연기 굿
연상호 감독 “다양하게 좀비 설계”

여름 기대작 ‘반도’의 주역들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2016년 1000만 영화 ‘부산행’에 이어 흥행을 노린다. 왼쪽부터 배우 김민재·김도윤·구교환·이정현·이레·이예원·연출자 연상호
 감독·강동원·권해효.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여름 기대작 ‘반도’의 주역들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2016년 1000만 영화 ‘부산행’에 이어 흥행을 노린다. 왼쪽부터 배우 김민재·김도윤·구교환·이정현·이레·이예원·연출자 연상호 감독·강동원·권해효.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한국영화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세상이 펼쳐진다. ‘급’이 다른 좀비영화의 탄생이다.

연상호 감독의 ‘반도’(제작 영화사레드피터)가 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열고 작품을 공개했다. 2016년 국내 콘텐츠 시장에 좀비열풍을 일으킨 1000만 흥행작 ‘부산행’을 잇는 이야기, 총제작비 190억원 블록버스터, 개봉 전 185개국 판매, 주연배우 강동원까지. 기대가 한껏 집중된 상태에서 마침내 베일을 벗은 영화는 사전에 형성된 화려한 수식어가 과장된 마케팅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날 시사회 직후 투자·배급사 등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한 극장 관객이 15일 개봉하는 ‘반도’를 계기로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오갔다.

완성도…완벽 비주얼 구축 ‘폐허의 땅’
‘반도’는 의문의 바이러스로 사람들이 좀비로 변한 ‘부산행’ 사건이 일어나고 4년 뒤 이야기다. 가까스로 홍콩으로 탈출한 군인 정석(강동원)은 거액 달러가 실린 트럭을 빼내오라는 미션을 받고 폐허의 땅 반도로 돌아온다. 일단 압도적인 비주얼이 시선을 빼앗는다.

연상호 감독은 “결과적으론 어마어마한 규모로 완성했지만, 처음 기획은 시시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였다”며 “대의를 갖지 않은 보통 사람, 그런 보통 사람의 보통 욕망을 그리려 했다”고 밝혔다.

‘반도’는 ‘부산행’과 맞닿아있으면서도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대재앙 이후’ 세계를 온전히 상상으로 구축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은 ‘부산행’보다 덜하지만 묵직한 서사, 다채로운 캐릭터가 있다. 특히 후반 20분은 좀비물이라는 장르에서 벗어나 뭉클한 드라마에 집중한다. 연상호 감독은 “결말은 ‘부산행’보다 희망적이길 원한다”며 “밖의 세상도 녹록치 않지만 ‘어디에’ 있는 지보다, ‘누구와’ 있는지 생각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영화 ‘반도’. 사진제공|NEW
영화 ‘반도’. 사진제공|NEW

좀비…표현도, 스케일도, 진화한 좀비
‘반도’는 좀비를 원 없이 보여준다. 좀비물을 즐기는 팬이라면 만족할만하다. 표현도 진일보했다. 불에 타 뒤엉킨 좀비 떼부터 극중 ‘숨바꼭질’로 표현되는 좀비의 인간사냥까지 아낌없이 보여준다.

특히 주인공 강동원, 이정현, 이레가 두 대의 자동차로 나눠 타고 좀비 떼와 벌이는 20여분 분량의 자동차 추격신은 흥미롭다. 흡사 할리우드 영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의 사막 추격 장면을 보는 듯, 컴퓨터그래픽으로 완성한 고난도 ‘좀비 카체이싱 액션’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좀비를 계승하면서 다른 열쇠가 필요했다”며 “각각의 공간이나 상황에 따라 다른 콘셉트로 좀비를 디자인해 설계했다”고 밝혔다.

배우 이예원이 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반도' 언론 배급 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배우 이예원이 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반도' 언론 배급 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캐릭터…강동원·이정현 ‘무난’ 이레·이예원 ‘반전’
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강동원의 귀환도 반갑다. “속편 성격의 영화에 출연한다는 건 배우에게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는 그는 “‘부산행’과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가 든든하게 다가왔고, 관객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영화는 강동원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등장하는 캐릭터 모두 주인공이라 봐도 무방할 만큼 적재적소에서 어우러진다.

폐허의 땅에서 인간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이정현과 그의 두 딸인 2006년생 연기자 이레와 2010년생 이예원의 활약 역시 눈에 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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