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슬기로운 의사생활’ 전미도 “실검 1위·OST 차트 1위, 아직도 얼떨떨”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5월 29일 08시 00분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첫 드라마 주연을 맡은 연기자 전미도는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간 덕분에 연기 열정을 되찾았다”고 웃었다. 사진제공|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첫 드라마 주연을 맡은 연기자 전미도는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간 덕분에 연기 열정을 되찾았다”고 웃었다. 사진제공|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전미도에게 일어난 즐거운 변화들

‘채송화 선생님이닷!’ 알아봐줘 감사
진지하고 책임감 있는 부분 날 닮았죠
‘99즈’ 전폭적인 응원이 큰 힘 됐어요
시즌1 끝났지만 한달에 세번은 모여


연기자 전미도(38)는 요즘 “선생님”으로 불린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채송화 교수님 아니세요?”라고 묻는다. 생애 처음으로 주연으로 나선 드라마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촬영을 시작한 작년 가을에만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자신을 ‘율제병원 신경외과 부교수’로 봐줄 거라곤 상상하지 않았다.

처음엔 쑥스러운 마음에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저 아닌데요?”라고 엉뚱한 답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곧 이를 시청률 13%(닐슨코리아)대를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한 드라마가 준 ‘선물’이라고 여기기로 했다. “변화를 즐기려고요.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이제 시작이니까요.”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한 장면. 사진제공|tvN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한 장면. 사진제공|tvN

● ‘실검 1위’에 ‘음원차트 1위’까지

첫 주연, 첫 시즌 드라마, 첫 실시간 검색어 1위…. 전미도에게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은 “새로운 경험들이 쏟아진” 신세계이다. 거기에 자신이 부른 OST인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로 각종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까지 거머쥐었다. 아직도 얼떨떨하기만 하다.

“‘실검’(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한 날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무슨 일이 났나 싶어서 덜컥 겁이 났어요. 99학번 의대 동기 친구들로 출연한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씨가 단체 대화방에 ‘우리 미도, 이제 됐다!’며 박수쳐주더라고요. 그때서야 마음을 놓았죠.(웃음) 요즘도 저를 알아보는 분들을 만나면 그저 신기해요. ‘어떻게 나를?’이라며 혼자 깜짝 놀라요.”

의대 동기 5인방, ‘99즈’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채송화는 “누가 연기해도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정말 멋있고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처음엔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까봐 걱정도 됐지만, ‘진지하고 책임감 있는’ 실제 성격과 공통점을 찾아가며 연기했다.

무엇보다 극중 집안 사정도 전부 꿰뚫는 죽마고우를 연기한 ‘99즈’들의 전폭적인 응원이 힘을 줬다. 5인방은 어느새 드라마를 넘어 “진짜 친구”가 됐다. 극중 의사 밴드를 결성해 연주하는 장면들을 소화하기 위해 시작한 합주 연습은 이제 ‘수다와 회식의 장’이다. 4월30일 시즌1 촬영을 끝냈지만 연습실에 한 달에 두 세 번은 모인다.

“정말 연주하기 어려운 노래 ‘어쩌다 마주친 그대’와 ‘캐논’을 하고 나니 이제 뭔들 못할까 싶어요.(웃음) 올가을 시즌2 촬영이 있으니 계속 모여 합주를 맞춰보기로 했어요. 콘서트 한 번 열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우리끼리는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 시청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기회를 마련하자고 다짐하고 있어요.”

배우 전미도. 사진제공|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배우 전미도. 사진제공|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 “시즌20은 가야죠.”

2006년 데뷔해 줄곧 나선 뮤지컬 무대에서 큰 사랑을 받은 전미도는 어느 순간 “감사함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도전을 통해 ‘신인’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했다. 그렇게 2018년 tvN ‘마더’와 영화 ‘변신’에 출연했다. 그리고 만난 ‘슬의생’으로 연기를 향한 열정을 되찾았다.

“연기가 잘 안 풀릴 때마다 ‘진짜 내일 그만둘 거야!’ 이랬어요.(웃음) 막상 고민이 풀리고 나면 역시 ‘배우가 천직이지’ 싶고요. 그렇게 14년이 흘렀어요. 이번에 드라마란 낯선 땅을 밟고 나니 모든 게 참 배부른 소리였다는 걸 깨달았죠. 불평이 없어지더라고요. 신인 시절, 작은 기회에도 감사하고 내 부족함을 뼈저리게 헤아리던 그 마음을 다시 느꼈어요. 연기를 이어갈 힘을 얻었다고나 할까요.”

2013년 결혼한 남편은 “‘슬의생’ 덕후(팬)”를 자처한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첫 방송을 1000번 정도는 봤다”고 한다. 각자 직장을 다니고, 결혼하면서 소원해진 친구들도 드라마를 보고 ‘잘 보고 있다’고 연락을 해왔다. “잊고 지냈던 소소한 감정들을 다시 되새기게 하는 드라마의 장점 덕분”에 생긴 일들이다.

“‘99즈’처럼 초등학교 때부터 친해서 제 전부와 다름없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20년 지기 친구들과의 우정을 연기하면서 애들이 참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드라마를 통해 다시 연락이 닿았고, 이제는 매일 단체 대화방에 시시콜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드라마로 참 많은 ‘선물’을 받은 셈이죠.”

제작진이 꼭꼭 숨긴 시즌2의 내용은 주인공이라고 해도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시청자와 같은 마음으로 다음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으로는 ‘슬의생’이 22년간 방영한 MBC ‘전원일기’처럼 장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촬영 내내 배우들끼리 시즌8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 최근엔 바뀌었어요. 시즌20 정도까지는 하자고요. 진심이에요! 적어도 ‘채송화 병원장’은 되어봐야 하지 않겠어요?”

● 전미도

▲ 1982년 8월4일생
▲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
▲ 2007년부터 뮤지컬 ‘김종욱 찾기’ ‘맨 오브 라만차’ ‘영웅’ ‘닥터 지바고’ 등 출연
▲ 2017년·2018년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 (‘스위니토드’·‘어쩌면 해피엔딩’)
▲ 2018년 tvN ‘마더’ 특별출연
▲ 2019년 영화 ‘변신’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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