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은 프로그램 제목에 자신의 이름이 붙은 게 10년이 흘러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모양이다. “‘전국노래자랑’에도 송해 선생님 이름이 안 붙지 않나. 저는 제작진이 준비해놓은 상태에서 잠깐 나가서 할 뿐이다. 제가 얼마나 대단하다고. 하하! 죄송스럽고 부끄럽다.”
끝내 10년 동안 수고한 자신에게는 칭찬을 건네지 않았다. “생활의 중심이 됐다”는 소회가 전부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높았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로 시작해 20년 이상 KBS를 넘어 지상파 음악토크쇼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높은 시청률과 수익을 내지 못해 위기가 많았지만 제작진이 버텨냈다”며 “20년간 이어온 연결고리를 여기서 끝내면 안 된다고 걱정하는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지켜줬다”고 했다. 이어 “‘스케치북’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성공과 거리가 멀지만, 그렇지 않은 가치도 공존해야 더 괜찮은 세상이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유희열은 프로그램을 멋있게 꾸미는 뮤지션과 관객을 향해 입이 닳도록 고마워했다. “이들이야말로 ‘스케치북’의 10년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뮤지션들은 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하는데, 정작 우리가 이런 대우를 받아도 되는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주인공은 우리가 아니라 그들 즉 관객과 뮤지션”이라고 말했다
‘스케치북’ 방청권은 공개 녹화 프로그램 가운데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구하기 어렵다. 관객은 선착순으로 지급되는 방청권을 받으려고 녹화 하루 전인 월요일부터 KBS 신관공개홀 주변에 줄을 선다. 유희열은 “대단하다”고 혀를 내두르며 “직접 찾아주는 관객들 덕에 10년을 버텼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유희열은 숨은 주역으로 10년 동안 녹화 전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MC 딩동을 지목했다. 그는 “MC 딩동이 없었다면 1년 만에 폐지됐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