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 주장한 박유천의 추락…‘기자회견에서부터 마약 양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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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4일 1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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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황하나와 마약거래 현장 포착 등 판세 뒤집어
朴씨, 26일 오후 수원지법서 영장실질심사

마약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32)가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추가 조사를 마치고 경찰청을 빠져나오고 있다. © News1
마약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32)가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추가 조사를 마치고 경찰청을 빠져나오고 있다. © News1
가수이자 배우인 박유천씨(32)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기자회견까지 자처해 눈물로 결백을 주장한 그였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반응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수원지검은 전날(23일) 박씨에 대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6일 오후 2시30분 수원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간 세차례에 걸친 경찰수사에서 박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이 마약거래 정황과 마약을 찾아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CCTV 영상을 확보해 추궁했으나 박씨는 옛 연인인 황하나씨(31)에게 책임을 돌리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그는 법정구속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여기에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여론재판까지 받아야 하는 딱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박씨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한때 연인이었던 황하나씨가 자신에게 마약을 권유하고 함께 투약한 장본인으로 그를 지목하면서 이번 사건에 휘말렸다.

박씨에 앞서 구속된 황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박씨의 권유로 마약에 손을 댔고 자신이 자고 있는 사이에 마약을 투약하기까지 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의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룹 JYJ 멤버 박유천이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에게 마약을 권유한 연예인 A씨로 지목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News1
그룹 JYJ 멤버 박유천이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에게 마약을 권유한 연예인 A씨로 지목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News1
당시 박씨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 장소에서 울먹이며 “나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씨가 마약수사에서 연예인을 지목하고 약을 권유했다는 말을 보면서 오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서웠다.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마약하는 사람이 되나’ 두려움이 있었다”며 “나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서에 가서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박씨는 당시 이 건에 대한 혐의가 인정되면 연예인으로서 은퇴하고 활동을 중단하는 것을 떠나 인생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것이라는 취지로 자신의 억울함을 대중에게 호소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자진출석 형태로 경찰에 모습을 드러낸 박씨는 시종일관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달랐다.

사건을 담당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황씨의 진술이 더 신빙성 있다고 보고 박씨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자료를 계속 수집해왔다. 지난 16일에는 경기도 하남시 소재 박씨의 자택을 비롯한 휴대전화, 차량, 신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당시 경찰은 마약반응 검사를 위한 체모 채취 과정에서 박씨의 체모 대부분이 제모된 사실을 확인했고, 박씨가 마약투약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조치로 판단해 의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씨가 경찰조사 과정에서 국·내외 콘서트를 순회할 때 제모나 염색을 한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경찰과 박씨의 진실공방이 다시 팽팽한 구도로 이어가는 듯싶었다.

박씨는 지난 17~18일, 22일 총 세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마약투약 혐의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때 경찰은 박씨의 마약거래로 의심되는 정황이 담긴 CCTV 영상을 결정적 증거자료로 제시하면서 그를 압박했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하나씨(31)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 News1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하나씨(31)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 News1
경찰이 제시한 CCTV 영상에 따르면 박씨는 올해 2~3월 두 차례에 걸쳐 보안성이 탁월한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판매자로 의심되는 사람과 접촉한 후 서울 소재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약계좌’로 추정되는 계좌에 수십만원을 입금했다.

경찰은 박씨에 대한 조사에서 이러한 정황이 포착된 CCTV 장면을 증거로 제시하며 ‘비대면 구매’(던지기 수법)로 마약을 확보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박씨는 “황씨가 부탁해 입금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은 박씨가 무통장 입금 방식으로 마약계좌에 수십만원을 입금한 20~30분 뒤, 황씨도 동행한 장면이 찍힌 CCTV 영상도 확보한 상태였다.

이에 경찰은 박씨가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구입한 뒤 황씨와 함께 마약을 놔두기로 한 약속된 장소에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그러나 ‘자신이 구입한 것이 아니라 황씨가 부탁해 대신 입금한 것이고 해당 SNS 계정도 본인의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황씨와 동행한 CCTV 장면에 대해서도 ‘당시 마약을 찾으러 가는지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박씨가 ‘마약계좌’로 입금되는 계좌에 황씨의 부탁으로 입금을 했다면서 같이 동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마약을 찾으로 가는지 몰랐다’는 등 경찰조사 때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들이 여러차례 나왔다며 조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의 ‘마약거래’ 의혹으로 보이는 CCTV 영상 등 다수 증거물을 확보해 놓은 상태에서 그동안 세 차례 박씨를 상대로 조사했지만 박씨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이 다소 없어 보였다”며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끝까지 부인하던 박씨였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정밀 마약반응검사는 피해갈 수 없었다.

경찰이 박씨의 다리털을 뽑아 국과수에 의뢰한 마약반응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마약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32)가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하던 중 입장을 밝히고 있다. © News1
마약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32)가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하던 중 입장을 밝히고 있다. © News1
이번 사건으로 박씨는 자신을 지지해준 팬심까지 돌아서게 했다.

지난 23일 박씨의 팬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박유천 갤러리’는 ‘박유천의 퇴출 촉구 성명문’을 발표하면서 “박유천에 대한 국과수의 마약 반응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어 ‘퇴출 촉구 성명문’을 발표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더 이상 그를 응원할 수 없는 사태까지 이르렀기에 박유천 갤러리 일동은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측에게 박유천의 퇴출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박씨의 이번 사태로 지난 2012년 11월 ‘블레싱유천’이라는 박씨의 팬클럽에서 주도로 인천 계양구 서부천 약 1.8㎞ 구간에 조성한 ‘박유천 벚꽃길’도 현재 철거 대상에 놓여있다.

(수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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