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팬이 배신감 느낀다고…여성혐오 아냐” 산이 신곡 ‘페미니스트’ 논란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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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19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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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산이. 사진=산이 인스타그램
래퍼 산이. 사진=산이 인스타그램
최근 신곡 ‘페미니스트’를 발표해 여성 혐오 논란이 불거진 산이가 19일 “여성을 혐오하는 곡이 아니다. 다시 한 번 잘 들어봐 달라”며 해명했다.

산이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해가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좋겠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산이는 “저는 작품을 내고 판단은 대중의 몫이기에 ‘누군가 곡의 의미를 알고 분석해주겠지 그냥 가만히 있자’ 이게 제 솔직한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산이는 “하지만 제가 사랑하는 오랜 팬인 친구가 저를 10년간 지지하고 믿었는데 팬으로 살아온 시간이 후회된다고, 배신감 느낀다고, 이게 정말 오빠 생각이냐고, 오빠가 깨닫고 저건 아니라고 제발 말해달라는 글을 보고 제가 어떻게 보이는 건 상관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앞서 산이는 최근 지하철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남성들과 여성들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인 이른바 ‘이수역 폭행사건’과 관련한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게재했다가 2차 가해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비난을 샀다.

이후 산이는 신곡 ‘페미니스트’를 발표하면서 “저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다. 혐오가 불씨가 되어 혐오가 조장되는 상황을 혐오한다”며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여자와 남자가 현시점 동등하지 않다는 건 좀 이해 안 돼‘, ‘그렇게 권리를 원하면 왜 군대는 안 가냐. 데이트할 때 돈은 왜 내가 내. 뭘 더 바래. 지하철, 버스, 주차장 자리 다 내줬는데’, ‘합의아래 관계 갖고 할거 다 하고 왜 미투해?’ 등의 가사가 논란이 되면서 여성 혐오적이라는 거센 비난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래퍼 제리케이와 디스전까지 벌이면서 산이는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산이는 ‘페미니스트’ 곡에 대해 “곡에 등장하는 화자는 제가 아니다. 남녀 혐오라는 사회적 문제를 강하게 야기하기 위해 이 주제를 선택했다”며 “곡의 본래 의도는 노래 속 화자처럼 겉은 페미니스트, 성 평등, 여성을 존중한다 말하지만 속은 위선적이고 앞뒤도 안 맞는 모순적인 말과 행동으로 여성을 어떻게 해보려는 사람을 비판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산이는 군대, 데이트 비용 등을 언급했던 가사 내용에 대해 “자신의 진짜 속내를 방어하기 위해 점점 더 유치한 것들을 들이댄 것” 등이라며 논란이 됐던 가사에 대해 일일이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산이는 “화자는 남자를 대표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남자가 이렇다는 이야기 또한 아니다”라며 “메갈, 워마드의 존재를 부정하진 않지만 그들은 절대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성 평등이 아닌 일베(일간베스트)와 같은 성 혐오 집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의 타겟이 되는 세상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여자로 사는게 두렵고, 무서운 매일을 견뎌야한다는 여자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놀라며, 또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러나 남자들 역시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범죄를 두려워하는 세상에 살고 싶지 않다”며 “하지만 그게 모든 남성을 공격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는 결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산이는 “미안하다. 오해가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좋겠다”며 “나머지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글을 마쳤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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