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가 뽑은 올해의 영화] 웃음·감동의 ‘아이 캔 스피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29일 06시 57분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한 장면. 이제훈(왼쪽)과 나문희(오른쪽)의 절묘한 호흡이 빚어낸 웃음과 감동의 코드가 홍보마케터들의 선택을 받았다.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한 장면. 이제훈(왼쪽)과 나문희(오른쪽)의 절묘한 호흡이 빚어낸 웃음과 감동의 코드가 홍보마케터들의 선택을 받았다.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아이 캔 스피크’, 무거운 주제 참신하게 풀어
택시운전사·남한산성 등도 호평일색

한 편의 영화를 만들고 관객에게 선보이기까지 수많은 단계를 거친다. 각 단계별 전문 스태프의 노력은 그야말로 산고의 고통과도 같다. 그들 가운데서 관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땀 흘리는 이들이 있다. 홍보마케터들이다. 이들은 영화 제작 과정은 물론 개봉 시기 또 그 이후에 이르기까지 최전선에서 관객의 감성과 취향을 가장 먼저 접하고 그 흐름을 따라 다양한 흥행 전략을 펼친다. 따라서 이들이 꼽은 최고의 영화와 배우는 올해 한국영화의 중요한 흐름과 관객의 관심도를 반영하는 최적의 기준일 터이다. 스포츠동아가 국내 유일한 영화전문 홍보마케터 단체인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와 함께 올해 한국영화를 되돌아본다.

영화로써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방법은 수없다. 하지만 무겁고 굵직한 주제를 그와는 대비되는 밝은 톤으로 풀어내기는 쉽지 않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가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로 꼽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많은 홍보마케터들은 웃음과 감동이 적절히 버무려진 이야기로써 많은 관객에게 다가갔던 영화의 미덕을 높이 평가했다.

‘아이 캔 스피크’는 이미 ‘스카우트’ ‘광식이 동생 광태’, ‘YMCA 야구단’ 등으로 메시지 강한 코미디영화로써 재능을 발휘한 김현석 감독이 배우 나문희와 이제훈을 앞세워 연출했다. 걸핏하면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할머니가 영어를 배우기 위해 9급 공무원과 벌이는 이야기로 웃음을 안겨주는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을 진한 감동으로 그려냈다. 역사가 남긴, 하지만 여전히 치유되지 못하는 문제를 웃음의 코드와 눈물의 메시지로 풀어냄으로써 한국영화의 또 다른 관점과 이야기의 방식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보마케터들은 “의미 있고도 무거운 주제”를 “탄탄한 시나리오와 배우 나문희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풀어내며” “대중영화로 위안부 피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의 신선함과 “메시지의 진정성”을 호평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취재하려는 외신기자와 그 비극 속으로 뛰어든 평범한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그린 ‘택시운전사’도 적지 않은 지지를 얻었다. 장훈 감독과 송강호, 독일 출신 배우 토마스 크레치만이 합작한 영화 역시 “의미 있는 메시지와 탁월한 배우들의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오랑캐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맞설 것인지, 처절한 논리의 ‘말과 말’이 부딪치는 ‘남한산성’은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원작소설을 뛰어 넘는” 성과를 얻었다고 홍보마케터들은 평가했다. 남성들의 진한 감성을 “브로맨스”로 담아내며 “한국형 느와르”의 새로운 분위기를 일군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과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 박열의 치열한 삶을 그리며 “인물에 진득하게 집중한” ‘박열’도 점수를 얻었다. 오로지 스토리만으로 “기대 이상의 흥행”을 일군 ‘범죄도시’의 “통쾌한 한 방”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Korean Film Marketers Association·KFMA)는 영화 전문 마케팅사들(명단 참조)로 구성된 단체다. 영화 홍보마케팅 산업 종사자들의 인권 및 권리를 보호하고 업무 현실을 개선하며 영화계와 더불어 마케팅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013년 출범했다. 현재 23개사 약 120명의 영화 전문 홍보마케터들이 회원으로 소속돼 있다. 영화사 하늘 김광현 대표가 회장으로 일하며 부회장인 호호호비치 이채현·머리꽃 이인성 대표와 함께 3기 협회를 이끌고 있다.

●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회원사(가나다순)

▲ 국외자들 ▲ 더홀릭컴퍼니 ▲ 딜라이트 ▲ 렌엔터테인먼트 ▲ 머리꽃 ▲ 무비앤아이 ▲ 스콘 ▲ 시네드 에피 ▲ 언니네홍보사 ▲ 영화인 ▲ 영화사 하늘 ▲ 워너비펀 ▲ 올댓시네마 ▲ 엔드크레딧 ▲ 이가영화사 ▲ 이노기획 ▲ 콘텐츠다봄 ▲ 퍼스트룩 ▲ 플래닛 ▲ 필름마케팅팝콘 ▲ 호호호비치 ▲ 흥미진진 ▲ 홀리가든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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