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예능 사라진 MBC…기약 없는 ‘아육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12일 06시 57분


사진제공|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사진제공|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총파업 일주일, MBC·KBS 방송 파행

라디오스타·무도 등 MBC 간판 예능 결방
‘병원선’ 방송 지연·‘20세기…’ 촬영 중단
KBS ‘뮤직뱅크’는 립싱크로 방송할 뻔

4일 시작된 KBS와 MBC 양대 공영방송 노조의 총파업이 11일로 일주일째를 맞았다. 파업의 여파로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의 촬영이 중단되고,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되거나 결방이 속출하는 등 파행이 심화되고 있다. 그나마 전파를 탄 정규프로그램은 방송사고로 완성도가 떨어져 시청자의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방송사들도 신뢰를 잃어버릴 위기를 맞고 있다.

파업으로 인한 타격은 MBC가 가장 크다. MBC는 6일 ‘라디오스타’를 시작으로 8일 ‘나 혼자 산다’와 ‘발칙한 동거-빈방 있음’, 9일 ‘쇼! 음악중심’ ‘무한도전’, 10일 ‘복면가왕’ ‘오지의 마법사’ 등이 줄줄이 결방됐다. 이 자리를 ‘스페셜 방송’이란 이름의 재방송이 메우고 있다.

드라마본부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예능본부와 마찬가지로 제작진 대부분이 노조원이며, 이들이 파업에 동참해, 제작 인력이 충분치 않다. 메인 연출자 대신 조연출 등이 촬영하고, 최소 인원으로 카메라를 사용해 이전만큼 완성도 높은 영상을 연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6일 방송한 수목드라마 ‘병원선’은 5회와 6회 사이 1분간의 프리미엄CM 이후 11분 동안 ‘재난 대비 방송’을 내보냈다. 6회 방송분의 제작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탓에 방송이 지연된 것이다. 이달 25일 첫 방송하는 ‘20세기 소년소녀’는 촬영이 중단된 상태다. 해외촬영 분량이 상당해 첫 방송에는 무리가 없지만, 파업이 길어질 경우 파행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MBC의 명절 간판 프로그램인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는 기약 없이 촬영 날짜를 미루고 있다. 11일 한 차례 예정돼 있던 녹화를 연기한 제작진은 “무산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출연자들에게 녹화 일정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8일 방송된 KBS 2TV ‘뮤직뱅크’는 음향기술팀의 파업으로 가수들의 무대가 ‘립싱크’로 처리될 뻔했다. 가수들은 이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AR(노래와 반주가 함께 녹음된 음원)을 준비해갔다. 2013년 총파업 당시에도 음향기술팀의 파업 동참으로 AR로 무대를 진행한 바 있다. 10일 프로축구 수원과 전남의 경기도 제작진의 파업 여파로 중계가 무산될 뻔한 위기를 프로축구연맹이 가까스로 막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SBS는 KBS와 MBC의 파업으로 반사이익을 누리는 모양새다. 일부 시청자들은 방송사의 파업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 외면하고 있다. MBC 밤 9시대 주말드라마 ‘밥상 차리는 남자’는 9일 3회가 5.9%(닐슨코리아)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시간대 드라마 가운데 역대 최저 시청률은 2012년 ‘아들 녀석들’이 5.1%로, ‘밥상 차리는 남자’는 불명예의 기록을 쓸 위기에 놓이게 됐다.

밤 10시대 방송하는 ‘도둑놈, 도둑님’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더욱이 경쟁작인 SBS ‘언니는 살아있다’가 선전하고 있다. ‘도둑놈, 도둑님’의 시청률 정체가 이어지면서 9일 방송한 ‘언니는 살아있다’는 4월15일 방송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20%(닐슨코리아)를 돌파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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