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우 징역 7년-존 리 무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그알’ 다시 보니…“세상에 나와선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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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6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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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신현우 징역 7년-존 리 무죄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이른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제조사 관계자들에 대한 첫 형사재판 선고가 나온 가운데, 과거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집중 조명한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도 재조명받았다.

지난 2015년 11월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침묵의 살인자-죽음의 연기는 누가 피웠나’라는 주제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둘러싼 의문을 파헤쳤다.

당시 방송에서 피해자와 유족들은 고통과 울분, 자책감을 토로하며 오열했다.

2002년 3월 발병해 폐 이식 후 투병 중인 윤 씨는 “우리나라에서 안 살고 싶다. 너무 싫다. 국민을 진짜 생각해주는 나라로 가고 싶다”고 했다. 남편인 김 씨는 “휴대전화 메신저 창에 ‘2002년 3월 18일부터 제 시계는 고장났다’ ‘대한민국은 나한테 없다’고 써놨다”고 말했다.

2009년 아이와 아내를 잃은 김 씨는 “아이가 기침을 심하게 해 감기인 줄 알았는데 증세가 심해졌다”며 “의사들도 병명을 알 수 없다며 점점 폐가 굳어간다는 말만 했다”고 말했다. 아이는 결국 숨졌고, 이후 며칠 만에 아내 역시 같은 증세를 호소하다 세상을 떠났다.

2009년 5세 아들을 잃은 김 씨는 “피해자는 여기 있다. 그런데 가해자는 없다. 누가 가해자인가?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업체인가? 아니면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할 수 있게 허가해준 정부인가?”라며 원통해했다.

아이를 잃은 또 다른 피해자들도 “내가 더 죽고 싶었다. 내가 가습기 안에 살균제를 넣고, 아기한테 더 가까이 댔다”, “내가 가습기를 사서 살균제를 넣어주고 청소를 했다”며 자책감에 고통스러워했다.

전문가들은 가습기 살균제 자체가 애초부터 세상에 나와서는 안 되는 물건이라고 지적했다.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김종엽 교수는 “할리우드 영화 보면 마약할 때 어디로 하는가? 코로 한다. 코를 통해서 많은 약들이 쉽게 혈액 속으로 전달된다. 당연히 코로 들어가는 건 독성이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69) 등은 2000년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제조·판매하며 제품에 들어간 독성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181명의 피해자(사망 73명)를 발생하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로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는 6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신 전 대표에게는 징역 7년, 신 전 대표에 이어 옥시 대표를 지낸 존 리 전 대표(49)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피해자와 유족들은 법정에서 눈물을 터뜨리며 항의했다. 유족과 방청객들은 “대한민국에 정의가 있는가”, “아이가 죽었는데 솜방망이 처벌이다”라며 오열했다. 일부 가족은 실신 직전에 이르기도 했다. 특히 한 유가족은 존 리 전 대표의 무죄 선고에 “존 리,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외치기도 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도 재판 후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신 전 대표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는데 그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형이 선고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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