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과 기대에 찬 축제의 시작이 아니다. 곡절 끝에 6일 막을 올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기자회견에서 나온 개막작 ‘춘몽’의 주연배우의 말이 영화제가 처한 ‘현재’를 그대로 드러냈다.
장률 감독이 연출한 ‘춘몽’의 주인공인 양익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자율성이 보장되는 환경에서 영화를 만들길 바란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화감독 대다수가 속한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을 거부한 상태다. 열흘간의 축제를 시작한 부산국제영화제 앞에 놓인 문제도 간단치 않다. 개막 하루 전날 부산에 불어 닥친 태풍 차바의 여파로 영화제 야외행사장 비프빌리지가 초토화됐기 때문이다.
개막식 레드카펫 역시 아쉬움을 남기긴 마찬가지다. ‘부산행’과 ‘터널’ 등 올해 최고 흥행작이 불참을 결정하면서 관객의 사랑을 받은 스타의 참여도 저조했다. 배우 설경구와 한효주가 개막식을 진행했고 임권택, 정지영,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안성기, 조민수, 김의성, 박소담 등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주말 또 다시 비가 예고된 가운데 영화제는 7일부터 9일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이병헌, 손예진, 윤여정이 관객과의 대화에 나서고 영화 ‘아수라’의 주역인 정우성과 주지훈, 곽도원이 영화제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