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희순 “작정하고 망가졌는데 아내가 제일 놀라더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29일 06시 57분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박희순의 모습은 파격 그 자체다. 영화 ‘올레’ 속 뽀글거리는 헤어스타일 등 작정하고 망가진다. “코미디 장르로 밀고 나가볼까”라며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박희순의 모습은 파격 그 자체다. 영화 ‘올레’ 속 뽀글거리는 헤어스타일 등 작정하고 망가진다. “코미디 장르로 밀고 나가볼까”라며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영화 ‘올레’서 낯선 여자와 하룻밤 꿈꾸는 박 희 순

남자 셋이 뭉친 이번 영화가 가장 즐거워
오만석, 리더십 강하고 균형있는 능력자
신하균 치밀…연애사 못 캐낸 것 아쉽다

남자 셋이 모여 나누는 대화의 소재는 뭘까. 그들의 나이는 40대. 한 명은 이제 막 결혼 1주년을 맞은 배우 박희순, 나머지 두 명은 ‘싱글’인 신하균과 오만석이다.

같은 일을 하는 직업의 공통점 덕분에 이들의 술자리 대화 소재는 영화나 연기로 시작된다. 그러다 어김없이 ‘이성’ 이야기가 등장하곤 했다. 세 배우가 함께 주연해 상영 중인 영화 ‘올레’(감독 채두병·제작 어바웃필름) 속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박희순(46)이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외모를 한껏 망가뜨리려는 듯 ‘뽀글머리’로 변신한 선택부터 놀랍다. 10년 동안 사법고시에 낙방한 ‘만년 고시생’ 역할을 위해서라지만 앞서 여성 팬을 사로잡은 모습을 떠올리면 반전이다. 코미디 장르로 ‘전향’한 듯 작정하고 망가진다.

박희순은 “관객은 놀라겠지만 해학을 즐기는 내 성향에서는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고 반겼다. 이 참에 코미디 영화에 집중하라는 주변의 조언도 받고 있다. 이에 박희순은 “그렇지 않아도 멋있는 배우가 많아서, 나는 틈새를 노려 코미디로 밀고 나가볼까 싶다”며 웃었다.

박희순은 영화에서뿐 아니라 실제로도 웃음이 늘었다. 추측컨대 신혼생활의 영향이다. 그는 지난해 6월 연기자 박예진(35)과 혼인신고를 했다. 얼마 전 1주년을 기념해 동료들과 파티를 열었다.

박희순의 휴대전화 화면에는 바로 그때 찍은 부부의 사진이 저장돼 있다. 스타일리시한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은 부부의 모습이 멋스럽게 담겼다. “파티 화보는 그 분(박예진)의 취향에 맞췄다”는 박희순은 아내 얘기를 꺼내기 부끄러운 듯 “그 친구”라고 칭했다.

“그 친구와 잘 맞는다. 술친구도 되고, 많은 걸 공유한다. 직접 맛있는 스파게티를 해주려고 일부러 셰프에게 배웠다.(웃음) 그 친구가 요리할 땐 내가 보조다.”

박희순과 박예진은 선후배로 만나 5년 동안 사랑을 나누고, 이제 부부가 됐다. ‘올레’는 아내에게 새로운 매력을 소개하는 계기가 됐다.

“그 친구가 영화를 보고 그렇게 놀랄 줄 몰랐다. 그동안 너무 무게를 잡았나, 너무 숨기고 살았구나 싶더라. 하하!”

영화는 대학 동창인 세 남자가 제주도에서 겪는 모험담. 박희순은 낯선 여자와 하룻밤을 꿈꾸는 인물. 박희순은 “영화 속 내 행동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항변한다.

“‘여자’만 외치는 남자가 아니다. 응어리를 풀기 위한 몸부림이고 외침이다. 10년간 하나의 길만 선택한 남자, 그 길을 멈출 수 없어 계속 가야 하는 상황에서 발버둥을 치는 거다.”

수십편의 영화 경험이 있지만 박희순은 “신하균, 오만석과 함께 한 이번 영화가 가장 즐거웠다”고 했다. 오만석에 대해서는 “리더십 강하고 균형을 맞추는 능력자”라고 설명하더니, 신하균에 관해서는 할 말이 더 많아 보였다.

“신하균은 철두철미하다. 촬영 준비를 다 마쳐놓고 안한 척하더라. 그 꼬임에 빠져 밤마다 술을 마셨다. 뒤풀이에서 내가 (연인의 존재를)캐내려 했는데, 결국 실패했다.”

신하균은 여배우 김고은과 교제 중인 사실이 최근 공개됐다. 박희순은 “정말 까맣게 몰랐다”고 했다. 그렇다고 서운한 마음은 없다. 자신도 같은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내 경험에 비춰보면 그 두 사람을 모르는 척, 조용하게 지켜봐줘야 한다. 내 조언은 그 것 뿐이다. 하하!”

배우 박희순.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배우 박희순.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박희순

▲1970년 2월13일생. ▲서울예대 연극과 졸업. ▲극단 목화 단원으로 10여년간 연극에 주력. 2002년 영화 ‘쓰리’ 출연으로 스크린 활동본격 시작. ‘귀여워’, ‘가족’ 등 조연을 거쳐 ‘세븐 데이즈’, ‘작전’을 통해 주연으로 발돋움. 액션부터 스릴러, 시대극, 코미디까지 여러 장르 섭렵. 지난해 뮤지컬 ‘무한동력’으로 연출자 데뷔. 올해 스크린에서 공격적 행보 시작. 10월 영화 ‘V.I.P’와 ‘썬키스트 패밀리’ 촬영 돌입. 또 다른 영화
‘메이드인 코리아’ 개봉 준비 중.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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