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속 시원히 내 성격 그대로 연기했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22일 06시 57분


송혜교는 ‘태양의 후예’가 자신에겐 그 자체로 기회였다며 “어느 순간 이 작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연기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UAA
송혜교는 ‘태양의 후예’가 자신에겐 그 자체로 기회였다며 “어느 순간 이 작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연기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UAA
■ ‘태양의 후예’ 마친 송혜교·김원석 작가

14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사진)는 송중기를 톱스타 대열에 올려놓았다. 남자주인공을 멋지게 그려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김은숙 작가의 필력이 큰 힘을 발휘했다. 그러나 여기서 놓쳐서는 안 되는 두 인물이 있다. 송혜교와 김원석 작가다. 송혜교는 노련미로 송중기를 더욱 돋보이게 했고, 김 작가는 김은숙 작가와 상호보완 관계로 협업하며 히트작을 탄생시켰다. 드라마 성공의 주역들을 차례로 만났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사진제공|태양의후예문화산업전문회사·NEW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사진제공|태양의후예문화산업전문회사·NEW

사이다 같은 강모연 역 대리만족
사과·고백 장면은 나도 떨리더라
동료 연기자들도 다 잘돼서 행복

“선머슴 같다고, 말 좀 예쁘게 하라고 하더라. 하하! 그런데 이미지 관리를 하다보니까 내숭을 떨게 되고, 내 성격대로 하지 못할 때가 많다.”

송혜교(34)는 거침이 없다. 예상치 못한 그의 돌발발언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한다. 그러나 다소곳하게 앉아 조용히 말을 풀어낼 때는 마치 ‘이웃집 언니’ 같다. 정상의 위치에 오른 톱스타들이 그럴싸하게 내놓는 ‘교과서형’ 답변이 아니어서 더욱 정감이 간다. 남성은 물론 여성들까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태양의 후예’에서 강모연 역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유시진 대위(송중기)의 사랑을 독차지했다고 해서 괜한 질투나 트집이 나오지 않았던 것도 그의 이런 매력 덕분인 듯 했다.

“새침데기나 여성스러울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저를 아는 분들은 오히려 남성적인 면에 가깝다고 한다. 그래서 여성 팬들이 많은가보다. 강모연을 연기하면서 대리만족했다. 털털한 성격인데 그동안 그렇질 못했다. 이번엔 평소 ‘틱틱’거리던 걸 그대로 하니까 재미있었다.”

대본을 쓴 김은숙 작가도 송혜교와 만난 후 강모연 캐릭터를 입체감 있게 다시 만들어냈다.

“출연을 앞두고 김 작가와 만났는데, 저의 밝은 면을 보셨는지, 처음과 달리 대본이 많이 바뀌었다. 당당하고 자기 의견을 시원시원하게 내뱉는 여자주인공은 처음이라고 하시더라. 강모연의 ‘사이다’같은 성격을 속 시원하게 봐줘서 좋았다.”

송혜교는 과거 세금 논란과 송중기와 열애설에도 명쾌하게 대처했다. 2014년 소득금액 신고 누락으로 구설에 올랐던 그는 당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듯 “‘태양의 후예’는 그 자체로도 기회였고, 또 다음 작품을 선탁할 기회를 준, 너무나 감사한 드라마”라고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 작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많은 여성들을 ‘긴장’시켰던 송중기와의 열애설엔 호탕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미국 뉴욕에서 만났다는 목격담이 전해져 관심을 모았다.

“뉴욕에서 식사한 것은 맞다. 외국에서 만났다고 해서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본 것 같다. 뉴욕 패션위크 기간이었는데 마침 송중기가 연락이 왔다. 6개월 동안 함께 한 동료인데 열애설 날 것 같으니 ‘여기서 만나지 말자, 한국에 가서 보자’라고 하는 게 더 웃기지 않나. 둘만 만난 게 아니라 관계자들도 많았다.”

송혜교는 덤덤했다. 지금의 뜨거운 관심과 인기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출연작 가운데 한류드라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가진 자의 여유’일까. 드라마를 통해 한류스타 반열에 오른 송중기를 비롯해 진구, 김지원 등 함께 출연한 동료 연기자들이 “모두 잘돼서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그들을 “내가 받은 가장 큰 선물”이라 표현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이 드라마는 남자주인공이 잘해야 성공하겠구나 생각했다. 중기가 그 어려운 걸 해냈다. 연기할 땐 몰랐는데, 시청자 입장에서 보니까 떨리는 장면이 많더라. 특히 유시진 대위가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하는 장면이 가장 떨리더라. 하하!”

어느 덧 서른 중반. 송혜교의 결혼이 궁금해진다. 그는 또 크게 웃더니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됐다. 어떤 날은 ‘나도 시집가야지’ 하다가도 또 어떤 날은 ‘뭘 결혼을 해, 혼자 살면서 하고 싶은 거 하자’라는 마음이 ‘왔다갔다’ 한다”고 했다. 그래도 그는 언젠가 맞이할 ‘그날’을 꿈꾸는 듯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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