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등’도 ‘동주’처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8일 06시 57분


영화 ‘4등’의 한 장면. 사진제공|정지우필름
영화 ‘4등’의 한 장면. 사진제공|정지우필름
1등 지상주의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영화
제작비 6억원 불구 호평…스크린 복병 기대

영화 ‘동주’의 성과를 ‘4등’이 이어받을지 주목받고 있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4등’(제작 국가인권위원회)은 앞서 ‘동주’와 마찬가지로 순제작비 6억원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재능은 있지만 매번 4등에 그치는 초등학생 수영선수와 그의 코치를 통해 스포츠 폭력 문제, 나아가 사회에 만연한 폭력 불감증을 함께 짚는다.

영화는 비판적인 접근 대신 따뜻한 눈으로 1등지상주의의 세태를 그려낸다. 연극무대에서 실력을 쌓은 쟁쟁한 배우들이 어우러진 열연은 극의 완성도를 한껏 높였다.

아들을 1등으로 만들려고 극성을 부리는 엄마 역의 이항나와 선수의 몸을 때려서라도 기록을 앞당기려는 코치 박해준, 맞기 싫지만 메달은 따고 싶은 아들 유재상, 아들이 맞으면서 수영을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한 기자 아빠 최무성까지, 배우들은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현실적인 연기로 관객의 집중력을 높인다.

‘4등’은 6억원에 불과한 제작비 뿐 아니라 그동안 다양한 상업영화로 성과를 내온 기성감독의 새로운 도전이란 사실에서 ‘동주’에 견주는 시선도 받고 있다. ‘4등’은 앞서 ‘은교’, ‘해피엔드’ 등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왔던 정지우 감독의 신작이다.

정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소재를 대하는 따뜻한 시선, 예술적이라고 평가해야 할 탁월한 연출력을 새롭게 과시한다. 앞서 ‘동주’의 이준익 감독 역시 관객으로부터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4등’이 ‘동주’에 이어 스크린 복병으로 활약할지 기대를 모으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정지우 감독은 “우리 사회는 4등을 완벽한 실패자로 여기지만, 4등은 승리가 손끝에서 왔다 갔다 하는 기분이 남아 포기하기도 어려운 위치”라며 “마음은 마음대로 상했지만 포기할 수 없는 그 안타까운 경계를 그려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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