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장수 프로’의 비결은 우리 이웃의 이야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4일 08시 00분


KBS 1TV ‘전국노래자랑’-SBS ‘TV동물농장’-MBC‘신비한TV 서프라이즈’(맨 위쪽부터). 사진제공|KBS·SBS·MBC
KBS 1TV ‘전국노래자랑’-SBS ‘TV동물농장’-MBC‘신비한TV 서프라이즈’(맨 위쪽부터). 사진제공|KBS·SBS·MBC
‘전국노래자랑’, 평범한 이웃의 진솔한 무대
‘서프라이즈’, 세상과 사람 관계에서 재미
‘동물농장’, 동물에 대한 따뜻한 시선 감동

KBS 1TV ‘전국노래자랑’(1980)과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2002) 그리고 SBS ‘TV동물농장’(2001). 세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10년 이상 방송하며 평균 10% 이상의 시청률과 함께 일요일 오전과 낮 안방극장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린이부터 노년층 시청자까지 누구든 편하게 웃고 즐기며, 때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매력을 지녔다. 시시각각 변하는 방송 트렌드를 굳이 따라가려 하지 않는, 뚝심의 훈훈한 무대이다. 그것이 장수의 비결이다.

● “우리가 바로 알토란”

‘전국노래자랑’ ‘신비한TV 서프라이즈’ ‘TV 동물농장’은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10년 이상 시청자는 이 시간만 되면 습관적으로 채널을 맞춘다. 어느새 일요일 일상의 한 부분이 이 프로그램 시청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제작진은 시청자의 절대적인 충성도 덕분에 똑같이 10%대 시청률 프로그램보다 훨씬 적은 제작비를 투입해 ‘저비용 고효율’ 효과를 얻고 있다.

‘전국노래자랑’의 연출자 문석민 PD는 “무대에는 그 흔한 LED 전광판이 없다. 예산이 적기 때문이 아니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변함없는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 “장수 비결은 우리 내 이야기”

1월31일 700회를 맞은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벌어진 다양한 일과 삶의 이야기를 재연해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제목 그대로 놀라운 이야기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전하는 것이 가장 큰 의도다. 기획을 담당하는 김진호 PD는 “외계인이나 UFO 등이 가끔 소재로 등장하긴 하지만 결국 세상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TV동물농장’ 역시 마찬가지다. 세상은 여전히 각박하지만 동물을 하나의 생명체이자 ‘인격체’로 바라보는 관점으로 따스한 시선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한다.

46년 동안 이어온 최장수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은 노래 경연을 표방하지만 이 또한 결국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가수를 꿈꾸는 이들, TV를 통해서라도 부모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은 젊은이, 노래를 벗으로 삼는 시골 촌부 등 눈을 돌리면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이웃들이 그 누구와도 다를 바 없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연출자 문석민 PD는 “20년이란 세월이 흘러도 프로그램 안에는 변치 않는 ‘희애락(喜哀樂)’이 있다. 평범하지만 쉽게 느끼지 못하는 정서를 프로그램을 통해 충족하려는 시청자가 많다”며 “프로그램이 예나 지금이나 처음 그대로 방식을 고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자 송해에게 노고를 표하며 “송해 선생이 건강해야만 프로그램이 장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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