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더 무너질 수도 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월 12일 08시 00분


KBS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사진제공|KBS
KBS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사진제공|KBS
최근 5년간 최저치…연관검색어 ‘노잼’
정덕현 평론가 “제작진, 위기 직시해야”

KBS 2TV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추락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청률과 화제성의 하락이 예견됐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탓이다. 하향세는 이른 시간 안에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진다.

10일 방송한 ‘개콘’의 시청률은 8.8%(닐슨코리아)까지 떨어졌다. 2010년 이후 최근 5년간 최저치다. 지난해 8월 10%로 하락하더니 11월29일에는 두 자릿수가 붕괴된 바 있다. 2011년 12월25일 27.9%로 승승장구하며 일요일 밤 안방극장을 웃음으로 가득 채웠던 화려한 시절은 과거가 된 지 이미 오래다. 포털사이트 프로그램 이름 연관 검색어로 ‘노잼’(재미없다)이 있을 정도로 시청자와 누리꾼의 신뢰까지 잃고 있다.

그동안 ‘개콘’은 코미디 프로그램으로서 인기를 독식해왔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과 MBC ‘개그야’ 등이 경쟁에 나섰지만, ‘개콘’의 아성을 쉽게 무너뜨리지 못했다.

그러나 어느새 ‘웃찾사’와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코빅)가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며 ‘개콘’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웃찾사’와 ‘개콘’의 시청률을 비교하는 건 무리가 따르지만 평균 4%를 유지하고 있다. 눈에 띄는 유입은 없지만 유출도 없다. 고정 시청자를 놓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개콘’의 가장 위기는 대표할 만한 코너와 캐릭터 그리고 이를 연기하는 개그맨이 눈에 띄지 않는 현실에 있다는 시선이 많다. 방영 시간이 길어지면서 코너수가 15개 이상으로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오히려 시청자의 집중도를 떨어뜨린다는 평가다. 프로그램의 인기 정도를 감지할 수 있는 유행어도 자취를 감췄다.

이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1일 “‘개콘’은 ‘웃찾사’와 ‘코빅’에 비해 시청률이 높지만 화제성은 현저히 낮다”며 “‘개콘’이 자랑하는 선배가 난 자리에 후배가 들어가서 활약하는 시스템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위기의식을 느낀 제작진이 현실상황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이 상태도 어느 순간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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