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산골로 간 남남북녀, 티격태격 알콩달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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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통일준비 예능 ‘잘 살아보세’
12일 오후 11시 첫 방송

“제가 군대도 다녀오고 정글도 다녀와 봤는데, 군대 교관님보다 순실 누님이 더 무서운 것 같아요.”(샘 해밍턴)

“남한 남자들은 일일이 할일을 다 알려줘야 되는 게 꼭 아기 같아요. 우리 여자들은 뭐든지 알아서 하는데….”(이순실 씨)

12일 오후 11시 첫 방송을 앞둔 채널A 새 예능 프로그램 ‘잘 살아보세’의 제작발표회가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에서 열렸다. 잘 살아보세는 남한 남자인 배우 최수종, 한정수와 호주 출신 개그맨 샘 해밍턴, 미국에서 자란 아이돌 그룹 B.I.G.의 멤버 벤지와 탈북 여성 이순실, 신은하, 김아라, 한송이 씨가 한집에 살며 북한식 농촌 생활을 체험하는 관찰예능 프로다.

촬영 장소는 북한에서 멀지 않은 강원 홍천군의 100여 년 된 농가 주택이다. 북한 실정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출연자들이 직접 삽으로 구덩이를 파 화장실을 만들고, 나뭇가지를 주워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밥을 지어 먹는다. 그날 필요한 음식 재료나 농사 도구도 모두 배급제로 지급된다. 출연진 중 ‘작업반장’으로 불리는 이순실 씨는 “탈북한 지 8년 됐는데 다시 북한에 간 기분이 들 정도로 환경이 비슷하다”면서도 “최수종 씨가 매일 새벽에 일어나 물을 끓여주는 덕에 북한에서와 달리 찬물로 밥을 하거나 세수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주로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맡아 ‘왕 전문 배우’로도 불리는 최수종은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내 ‘만능 일꾼’으로 꼽혔다. 최수종은 “북한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는데 처음에는 산골에서 생활해야 해서 당혹스럽고 힘들었다”며 “이순실 씨의 지휘 아래 시키는 일 열심히 하며 적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배우 한정수는 출연진 사이에서 ‘가장 농땡이 피우는 출연자’로 꼽혔다. “저희는 남한 남자는 다 다정하고 여자한테 잘해주는 줄 알았는데 한정수 씨는 남자 손엔 물 묻히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게 꼭 우리 할아버지 같아요. 그런데 살살 달래면서 일을 시키면 또 신나서 하는 점도 북한 남자들이랑 꼭 닮았어요.”(신은하 씨)

남한 남자와 북한 여자가 함께 살며 일도 함께하고 밥도 같이 먹다 보니 문화 차이를 느낄 때도 많다. 탈북한 지 1년을 갓 넘긴 ‘남한생활 초보’ 한송이 씨는 한정수가 요리한 리소토를 “가장 충격적인 음식”으로 꼽았다.

“로또죽? 리조또? 아무튼 우유는 마시라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걸 쌀이랑 범벅이로 말랑말랑하게 해서 먹는데 깜짝 놀랐어요.”

샘 해밍턴은 좀 더 생리적인 차이를 지적했다. “북한 여자들이 방귀는 남 앞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뀌면서 트림을 하면 더럽다고 난리를 치더라고요. 그게 제일 달랐어요.”

출연자들은 앞으로 북한 방식으로 쌀농사를 포함한 각종 농사를 짓는다. 연출을 맡은 박세진 PD는 “가을에 조금이라도 쌀을 수확하게 된다면 북한 돕기에 쓸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잘 살아보세’를 통해 시청자분들이 북한 생활을 생생하고 현장감 넘치게 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김아라 씨)

“아직 촬영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한가족처럼 친해졌어요. 저희가 남한과 북한의 문화 차이를 경험하면서 화합해 나가는 과정을 시청자분들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최수종)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남남북녀#두메산골#잘 살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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