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 바이 미] 15년전부터 한번도 불평없는 그녀…김민숙 “우리 손예진 결혼식은 꼭 내손으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21일 06시 55분


손예진. 동아닷컴DB
손예진. 동아닷컴DB
■ 배우 손예진과 김민숙 대표

“고요했다.”

1999년, 고등학생이었던 손예진을 처음 만난 김민숙 대표의 첫 인상이다. 그 느낌은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변함이 없다. 차분하면서도 묵묵하게 자기 일만 할 줄 알았던 여고생은 지금 당대 최고의 스타 손예진으로 성장했고,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김민숙 대표 역시 변함없이 그 곁을 지키고 있다.

손예진을 만나기 전 이미 황신혜, 이미연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탄생시킨 김 대표는 다년간의 경험을 통한 ‘감’을 믿었다. 그리고 손예진은 주말마다 고향인 대구에서 서울을 오가는 끈기와 부지런함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금이야 KTX가 있지만 그때는 4∼5시간 동안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를 타야 했다. 데뷔하기 전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에 올라와 연기 연습을 받으면서도 단 한 번 불평하지 않았다.”

이 같은 손예진의 ‘뚝심’은 김 대표와의 인연을 오래 이어준 바탕이기도 하다. 손예진은 소속사뿐 아니라 스타일리스트와 맺은 인연도 최소 10년이 넘을 정도로 의리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후배 연기자 이민정, 문채원에게도 손예진은 선배를 넘어 함께 고민하는 언니가 된 지 오래다. 김 대표 역시 손예진에게는 그런 존재이다.

15년을 함께 하면서 위기도 적지 않았다. 김 대표는 손예진이 배우 인생을 심각하게 고민하던 때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나와 헤어지고 말고는 사실 위기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예진이가 연기에 대한 회의감을 얘기할 때 나 역시 생각이 많았다”고 했다.

고민은 길었지만 김 대표는 손예진에게 우스갯소리를 던지듯 말했다. “예진아, 이왕 시작한 거 여우주연상은 한 번 받고 그만둬야 하지 않겠니?”라고.

2008년 손예진은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로 제29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수상대에 올라 “27세의 여배우로 살아간다는 게 쉽지 않아 고민하고 방황하고 있었는데 정신 차리라고 이 상을 주신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최고가 되기보다 훌륭한 연기자가 되겠다”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속사 대표보다는 엄마나 언니 같은 마음이라는 김 대표에게는 마음 속에 남은 하나의 책임감이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우리 예진이 결혼식은 꼭 내 손으로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