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석 “허세달 같은 유쾌한 캐릭터가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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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28일 07시 00분


남자에게 붙일 수 있는 나쁜 수식어가 다 모자랄 판이다.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서 ‘바람둥이’ ‘폼생폼사’ ‘허세작렬’의 캐릭터로 시청자의 미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배우 오만석. 사진제공|KBS
남자에게 붙일 수 있는 나쁜 수식어가 다 모자랄 판이다.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서 ‘바람둥이’ ‘폼생폼사’ ‘허세작렬’의 캐릭터로 시청자의 미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배우 오만석. 사진제공|KBS
■ KBS 2TV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허세달 역 오만석

배우 오만석(38)이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서 “미쳐 버리겠네”를 외칠 때마다 시청자야말로 미쳐버릴 노릇이다. 어쩜 철이 없어도 저렇게 없나 싶다. 오만석은 ‘왕가네 식구들’에서 왕가네의 둘째 사위 허세달을 연기 중이다. 이름만큼이나 허세가 가득한데다 재벌 상속녀가 제시한 1억원이라는 돈에 눈이 멀어 조강지처와 자식을 짐짝처럼 여기는 천하의 철부지다.

시청률? 야구선수가 타율에 신경 쓰듯 내심 기대
막장? 무교동 낙지처럼 자극적이지만 훈훈한 면도
딸바보? 딸 든든한 지원군…최근 연기에도 관심


데뷔 이래 허세달처럼 욕을 많이 먹는 캐릭터는 처음이지만,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높아지는 인기와 갈수록 돈독해지는 팀워크에 연신 싱글벙글이다. 오만석은 “팀에서 (오)현경 누나가 반장이고 내가 부반장인데 매주 금요일마다 대본 연습을 끝내고 회식을 한다. 늘 어디서 간단하게 한 잔씩 할지 다들 기대하는 눈치다”며 웃었다.

주말이 지나면 어김없이 공개되는 시청률이 내심 기대되겠다는 말에 그는 “야구선수가 타율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듯이 우리도 마찬가지다. 팀의 사기 문제도 있고. 하지만 시청률은 연기자들이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도구가 될 뿐, 아무도 시청률을 위해 연기를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오현경, 김해숙 등 극중 이해할 수 없는 모녀들의 행동과 오만석의 불륜 등으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막장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건강에 좋은 음식은 싱겁게 먹어야 한다. 하지만 가끔은 자극적인 음식을 찾지 않나. 동대문 떡볶이나 무교동 낙지처럼. ‘왕가네 식구들’에도 자극적인 소재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런 음식들로만 차려진 밥상은 아니다. 분명 훈훈하고 사랑스러운 에피소드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 오만석. 사진제공|장인엔터테인먼트
배우 오만석. 사진제공|장인엔터테인먼트

오만석은 지난해 출연한 KBS 2TV 드라마 ‘난폭한 로맨스’ 이후 뮤지컬 ‘그날들’과 ‘레베카’로 주로 무대에 올랐다. 조승우, 송창의, 엄기준 등과 함께 공연계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배우 중 한 명인 그에게도 무대는 한 순간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공간이다.

그는 “무대는 영화나 드라마처럼 편집 기능이 없는 곳이다. 어떤 실수도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배우들이 가장 치열하게 연기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초심을 다시 새기고 싶거나 매너리즘에 빠져 고민하는 배우들이 무대로 향하는 것 같다”고 했다.

비교적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그이지만 유독 영화에서는 얼굴을 자주 볼 수 없었다.

“공연과 방송, 영화계에서 보는 오만석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는 차이가 크더라. 첫 주연 영화였던 ‘우리 동네’(2007)의 이미지가 강했는지 살인범 같은 무거운 캐릭터의 시나리오들만 들어와서 기피한 것도 있다”며 “좀 더 유연하고 유쾌한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컸다. 그래서 ‘왕가네 식구들’ 허세달 캐릭터에 꽂힌 것 같기도 하고.”

초등학교 5학년이 된 딸은 오만석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극중 천방지축인 아빠의 연기를 보고 정말 좋아하느냐고 묻자 그는 “5학년이면 이미 캐릭터와 현실은 구분하는 나이지 않냐”고 웃으며 “예전에는 연기 방면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더니 요즘에는 조금씩 흥미를 가지는 것 같다”고 했다.

얼마 전 열린 학교 운동회에서 공연을 하는 딸의 모습을 보고는 “혹시나 공부보다는 다른 쪽에 더 재능이 있나 걱정 반 기대 반”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딸 바보’였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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